학업성적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경기 출전을 제한하는 ‘최저학력제’가 유보된 가운데 광주지역에서 최저학력기준을 미달한 초·중·고 학생선수들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등에 따르면 올 1학기 초·중·고 학생선수 2,087명 가운데 최저학력 기준 미달 학생선수는 181명(8.6%)으로 집계됐다.

학교급별로 최저학력에 미달한 중학교 학생선수는 758명 중 69명(9.1%), 고등학교 학생선수는 658명 중 112명(17.0%)이었다.

초등학교는 671명 학생선수 가운데 최저학력에 미달한 학생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연도별로 최저학력 미달 학생선수는 △2022학년도 1학기 366명(17.0%) △2022학년도 2학기 377명(19.3%) △2023학년도 1학기 249명(12.6%) △2023학년도 2학기 301명(14.7%)으로 △2024학년도 1학기 181명(8.6%)으로 매년 감소 추세를 보였고, 5년 사이 50.5% 줄었다.

학교급별로는 기초학력기준을 도달하지 못한 중학교 학생선수가 가장 크게 감소했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선수는 2022학년도 1학기 226명에서 올 1학기 69명으로 줄었고, 이 기간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학생선수는 각각 10명→0명, 130명→112명으로 줄었다.

‘최저학력제’는 학생선수가 일반 교과에서 일정 성적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운동경기 대회 참가를 제한하는 제도로, 학생선수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2010년부터 교육부가 단계적으로 도입해왔다.

특히 지난 2017년 정유라씨의 부정입학 사건 이후 체육특기자 제도의 허점을 보완하고자 최저학력제 강화 논의가 본격화됐다.

문재인 정부는 2019년 학교 스포츠 정상화를 위해 제도 강화를 권고했으며, 2022년 학교체육진흥법 시행규칙을 통해 세부 기준이 구체화됐다.

고등학생은 학기말 교과 평균성적의 30%, 중학생은 40%, 초등학생 50%를 충족해야 한다.

예를 들면 학년 평균 점수가 100점이라면 고등학생은 평균 30점, 중학생은 40점, 초등학생은 50점만 넘으면 된다.

이에 교육부는 올해 9월부터 전면 시행 예정이던 최저학력제를 유보하고, 기준 미달 시 기초학력 보장 프로그램 이수를 통해 경기 대회 참가를 가능하게 하는 대안을 마련했다.

올 1학기 기초학력프로그램을 이수한 학생 수는 170명으로, 2022학년도 1학기(365명)와 비교해 53.4%(195명) 감소했다.

시민모임은 “광주교육청은 교육부 유예 조치에 따라 최저학력 미달 학생을 대상으로 기초학력 보장 프로그램 이수를 각급 학교에 안내했다”며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이스쿨, 런업 등 형식적인 원격수업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실질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운동을 이유로 학업을 포기하도록 허용하지 않는다”며 “학생선수는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며 최소한의 학습권을 보장받아야 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 제도가 바로 최저학력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생선수의 학습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최저학력제 유예가 아닌, 학생선수가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