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14일 서울 여의도 일대와 광주·전남 등 전국에서 ‘민주주의 승리’를 외치는 시민들의 함성이 울려퍼졌다.

이날 여의도 거리에 모인 시민 200만명(주최 측 추산)은 윤 대통령 탄핵안의 국회 표결을 숨죽이며 지켜봤다.

오후 5시께 우원식 국회의장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 통과를 발표하자 시민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서로 얼싸 안았다.

집회 참가자들은 “민주주의 만세!”, “정의가 승리했다”며 저마다 다른 모양과 색깔의 LED 조명이 달린 응원봉을 흔들며 캐롤 등을 개사한 ‘탄핵이 답이다’ 등 구호를 따라 불렀다.

국회의사당 앞에서는 이색 깃발과 K-팝으로 축제 분위기가 연출됐고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는 시민들의 모습도 보였다.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등이 주최한 탄핵 촉구 대규모 집회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예정됐지만 이른 아침부터 무대와 전광판·조명 등이 설치되고 시민들이 자리를 잡기위해 모이기 시작했다.

국회의사당 정문에서 여의도공원에 이르는 700m 8차선 도로가 사람들로 가득찼고, 일대 거의 모든 골목은 인파로 붐볐다.

광주지역 145개 시민단체가 모인 ‘윤석열 정권 즉각 퇴진 광주비상행동’도 이날 오후 3시 30분부터 동구 금남로 일대에서 ‘윤석열 즉각 퇴진·구속! 국민의힘 해체! 국민주권 실현·사회대개혁’ 광주시민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시민 2만여명(주최측 추산)은 전일빌딩 앞부터 금남로공원까지 300m 가량을 가득 채웠다.

참석자들은 ‘국민이 명령한다 내란수괴 윤석열을 체포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직무 정지가 확정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 수사를 촉구했다.

동구 주민 김경석씨(58)는 “국민의 분노에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이 가결표를 던진것 같다”며 “탄핵 소추안 가결은 이제 시작이다. 헌법재판소는 박근혜 탄핵때보다 빠르게 결정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월 공법 3단체와 5·18기념재단은 ‘윤석열 탄핵은 광주시민과 국민들의 승리입니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치며 탄핵안 가결을 축하했다.

대학생들은 전남대학교에서 금남로 일대까지 4㎞ 구간을 행진하며 44년 전 5·18 민주화운동 당시 민주화를 외쳤던 그날을 재현했다.

전남대 학생들은 윤 대통령의 반헌법적 불법 비상계엄 사태를 성토하며 대학 정문부터 금남로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전남대 교수와 동문 등 500여명의 참가자들은 행진 내내 “윤석열은 퇴진하라”, “민주주의를 회복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민주노총 광주본부 등 노동계도 수창초등학교부터 금남로까지 나아가며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분노한 민심을 표현했다.

시민들은 국회 본회의장의 탄핵 표결 장면을 지켜보며 ‘내란의힘 해체하라’, ‘내란범죄자 윤석열 탄핵 체포’, ‘내란공범 국민의힘 즉각해체’, ‘반란수괴 윤석열 체포’ 등이 적힌 손팻말을 흔들었다.

금남로 등지에 설치된 천막에서는 따뜻한 나눔의 손길도 이어졌다.

금남로부터 5·18민주광장까지 길게 늘어선 각 천막에서는 핫팩, 주먹밥, 쿠키, 커피, 과자 등을 시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주며 온정을 전했다.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을 위해 주변 카페·식당 등지에서는 커피·간식 ‘선결제’가 이뤄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