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국 수출 감소까지 우려되는 등 경기침체 장기화 속 설상가상 찾아온 위기. 혼란스러운 정국에도 현명하게 대응하고 오히려 기회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정부·기업은 물론 유관기관·지역민이 모두 합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1일 각 지역 상공회의소 등에 따르면 한국은 사상 최대의 대미 무역 흑자를 기록하고 있어 트럼프 정부가 상호 관세 부과할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이미 자동차·반도체·의약품·전자제품 등 관세도 예고한 상태인데 이는 광주 경제를 이끄는 품목들이다.
광주연구원은 지난해 말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보편적 관세 10%p를 부과할 경우 광주지역 실질 지역내총생산(GRDP)은 0.13%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구체적으로 생산감소 약 1,898억원, 부가가치와 취업은 각각 582억원·629명 감소 전망이다. 이 분야는 광주 총생산의 70%에 달한다. 지난 2022년 기준 협력업체 약 1,300곳, 임직원 3만4,000여 명이 연관된 만큼 수많은 중소기업과 노동자들이 고통받았던 대유위니아 법정관리 사태와 비슷한 상황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걱정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공급망 및 수출구조 다변화 △뿌리산업 경쟁력 강화 △국내 투자 세제감면 혜택 강화 △자동차 수출 다변화 지원 △산업 고도화 및 스마트화 등을 제시한다.
광주상의 관계자는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으로 보호무역주의와 관세정책이 강화되면서 글로벌경제 성장둔화 및 불확실성이 증가되고 있다. 약달러·저금리 정책 추진으로 국내산업과 광주지역 경제에 직접적 영향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다만 트럼프 정부가 친환경 사업 축소와 자국내 제조업 공정의 미국 복귀를 유도하고 있는 만큼 지역의 건설·시설 산업과 AI 및 첨단기술 산업의 미국 진출 기회를 잡기 위한 정부와 지역 기업들의 다각적인 노력 또한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석유화학·철강 등 전남 경제 기둥인 동부권은 이날 트럼프 미 대통령이 철강 25% 관세 부과 행정명령에 공식 서명하면서 긴장감이 높아졌다.
여수 석유화학업계는 단기적으로는 중국 수출판로가 위축된 상황에서 미·중 갈등에 반사이익을 얻을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다만 장기적으로 석유화학 불황 해결책이 될 수 없어 위기를 전환점 삼을 방안 마련에 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양 지역민 20%의 먹거리를 담당하는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현재 미국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용강판·고망간강 등 고부가가치 품목을 강화할 구상이다. 무관세·관세율이 낮은 지역으로 우회 수출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트럼프 1기 당시에도 철강 관세 부과 발표 후 약 40여 일 뒤 ‘쿼터제’가 도입됐던 전례와 비슷한 상황을 기대중이면서도 선제적 대응을 위해 예의주시중이다.
미국공장 설립이나 현지 투자가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나 비용·시간과 트럼프 2기 임기 종료 후 통상정책 변화를 예측할 수 없는 문제에 고심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
동부권 경제계 관계자는 “전남 동부권도 소수 대기업 의존도가 정말 높다. 주력 산업 불황이 이어지지만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관세전쟁 속 기회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과거에도 원청이 어려울때 원가 절감 등 협력사들이 힘을 모아 극복한 사례처럼 지금만큼은 여·야 정치권과 노·사 등 모두 분쟁과 갈등을 멈추고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
전남 서남권 지역에서는 검역 기준 강화나 원산지 규정 변경 등 비관세 장벽이 높아질 것을 우려중이다. 또한 철강 가격 상승은 조선업 원자재 비용으로 이어져 해외 선주사의 발주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역 경제계는 특히 대미 수출 의존도가 상당한 신안, 강진군 등은 주력품목인 농수산식품의 수출 시장 다변화 및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및 브랜드화를 통해 경쟁력 강화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한미 FTA 재협상을 요구, 무역 장벽을 완화하는 동시에 조선업체 지원책을 마련하고 해외 발주 확보와 저금리 금융 지원을 통해 기업들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목포상공회의소 관계자는 “농산물 가공식품 수출 확대와 정부의 비관세 장벽 완화 협상을 통한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하다”며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에 대한 대응으로는 수출 시장 다변화,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정부의 지원 확대 등이 핵심이고 정부와 기업 간의 협력적인 대응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홍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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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한국의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와 반도체도 미국의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11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옆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