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단 파업을 실시한 광주글로벌모터스(GGM) 노조가 생산에 차질을 내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시 노사민정협의회 특별위원회 중재기간 파업을 자제하려 했다는 주장과 달리 일본연수로 많은 직원이 자리를 비운 시기를 노려 단행했기 때문이다.

특히 노조의 2교대 반대 등에 수요 대비 공급을 겨우 맞추는 상황에서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대책도 무작정 반대하는 등 GGM 흠집내기를 멈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0일 GGM 등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는 지난 6일 낮 12시 20분부터 조합원 120여명이 4시간 부분 파업을 벌였다.

노조의 5차 부분 파업이며 캐스퍼EV 일본 수출을 대비해 현지 자동차 공장 견학을 떠난 이튿날이었다.

GGM노조는 노사민정협의회 중재기간임을 고려했지만 조합원 차별 등 노조 탄압이 계속돼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정당화했다.

하지만 출국일이 아닌 6일 파업을 실시한걸 두고 비판이 거세다. 매주 화·목 2시간 잔업이 이뤄지는데 여기에 맞춰 생산 차질을 노렸다는 관측에서다. 그간 파업 중 절반 이상이 잔업 예정일 진행됐다.

사측은 그간 파업 때마다 생산 현장에 일반직 사원들을 투입해 차질 없이 공정을 진행했다. 덕분에 1월과 2월 8,700대 생산 목표를 달성했고 3월 생산도 계획대로 진행중이다.

현재 GGM이 생산하는 캐스퍼(EV)는 국내 수요 증가에 출고까지 6개월 이상 소요되고 수출도 호조세다. 생산 능력(캐파·CAPA) 대비 반쪽만 가동되고 있는데 수준급 완성차 공장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수주 물량을 늘려야 한다.

하지만 생산량 증가가 절실한 상황에서도 노조는 2교대 반대, 선동, 파업을 가장한 업무태만(결근) 등 회사와 경영진 흠집 내기에만 몰두중이다.

노조는 5차 부분파업에서 “사측이 차체공장 UPH(시간당 생산대수)를 28대에서 29대로 일방적으로 상향시켜 시행하다 발각됐다”고 주장했다. 노동자와 협의 없이 노동강도를 높였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 교수 등 완성차업계 전문가들은 UPH 수치를 단순히 ‘1’ 올리는게 노동강도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실제 GGM은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지난 3월 초 차체공장 UPH를 상향하는 테스트를 진행했다. 연 1,700대 추가 생산 효과를 얻을 수 있어서다.

다만 세부 공정 중 사람의 노동력을 들이지 않는 자동화 라인에서만 실시됐다. 또한 상생협정서에 따라 상생협의회에 UPH 증가 필요성을 설명했고 일정 등에 대해 협의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UPH 수치로 노동 강도를 나타낼 수 없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노동 강도는 보통 사이클 타임 중 실제 작업자가 일하는 시간의 비율인 ‘편성효율’로 판단하는데 현대차 조립공법서에 따라 90% 이상이 넘지 않도록 조정되고 있다.

쉽게 말해 1대 작업을 마치는데 주어진 시간(사이클 타임)이 100초라 가정, 이를 80초 안에 완성하면 80%로 기록된다.

UPH 설정값에 따라 현재 GGM은 차체공장 기준 1시간에 28대를 작업해야 한다. 사이클타임은 128초, 편성효율은 70% 내·외로 약 90초 만에 한 대 작업을 끝나고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UPH 1 상향시 사이클타임은 124초로 줄어들지만 작업량은 그대로고 편성효율도 약 3% 올라갈 뿐이다.

GGM 관계자는 “누적 생산 35만 대 달성을 앞당기고 고객에게 더 빨리 차량을 인도하기 위해 오는 4~5월 UPH 상향을 계획하고는 있다”면서도 “이로인해 공정편성률이 다소 높은 조립·도장 공장은 직원들이 격무에 시달리지 않도록 교육을 마친 신입사원을 추가로 배치하려는 계획도 병행됐었다”고 역설했다.

‘현대차·기아보다 25% 이상 편성효율이 높다’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서는 많은 평론가들이 ‘비용 대비 효율이 너무 낮고 신생 회사가 이를 따라해야 하냐’고 반문한다.

일부 조합원의 불성실한 태도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1월 선언 이후 파업을 이유로 단체가 아닌 개인이 근무지를 이탈하는 일이 최근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GGM 주주 A 대표이사는 “노사리스크가 떠오른지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캐스퍼의 경쟁력에 현재 공급이 수요를 못따라갈 정도로 인기다. 생산량을 늘려야 GGM도 다른 완성차업계처럼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