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러움(현기증)은 균형 감각의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며, 실신(기절)은 뇌로 가는 혈류가 일시적으로 감소하여 의식을 잃는 상태를 말하며, 의학용어로는 각각 dizziness와 syncope라고 한다. 어지러움이나 실신은 원인 규명과 치료도 중요하지만, 쓰러지면서 골절 및 뇌손상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 어지러움의 원인과 감별

주위가 빙글빙글 도는 느낌이 짧고 강하면서 머리를 움직일 때 악화되면 이석증, 감기 후 심한 어지러움이 수일간 지속되면 전정 신경염, 이명(귀울림) 및 청력 저하가 동반되면 메니에르병 그리고 말이 어눌해지면서 팔다리의 마비증상이 있으면 뇌졸중일 가능성이 높다. 이석증은 비타민 D결핍과 관련이 있으므로 하루에 15~30분 이상 햇빛을 쬐거나 식품 이나 약품으로 섭취하면 예방, 치료 및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된다.

앉자 있다가 갑자기 일어나면 어지럽고 심하면 눈앞이 깜깜해지거나 기절할 것 같아 주저앉는 경우는 부정맥, 저혈압 및 빈혈(특히 여성에서 심한 월경 출혈 후)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사람들은 설사나 과도한 운동 등으로 인한 탈수로 어지러움이 심해질 수 있고, 목욕탕의 사우나실이나 온탕에 들어가면 혈관 확장으로 혈압이 떨어져 실신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 실신의 원인과 기립성 저혈압

실신은 뇌혈관질환 및 심장질환 환자에서 주로 나타나지만 갑자기 일어설 때 혈압이 충분히 유지되지 않아 뇌 혈류가 감소하는 기립성 저혈압 (누워있다가 일어서면 3분이내에 수축기 mmHg혈압이 20 이상, 이완기 혈압이 10 이상 떨어질 경우)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기립성 저혈압은 당뇨환자에서 부작용인 신경병증으로 인한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초래되기도 하지만 설사 또는 구토 등으로 탈수가 심해진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항고혈압제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에서 전립선 비대증 증상개선 약물(방광 괄약근의 알파1차단제)을 처방 받은 환자에서 잘 나타난다.

성분이 같지 않으면 새로운 약을 처방할 때 과거에 처방받은 약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일이 종종 일어나므로 약물상호 작용과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환자가 처방전을 디카로 찍어두었다가 의사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

정상인에서는 누었다가 일어서면 혈액이 중력에 의해 아래로 내려가면서 혈압이 떨어지면 반사적으로 교감신경이 흥분되어 심장을 흥분시키고 혈관을 수축시켜서 혈압을 유지시켜 준다.

전립선 비대 증상개선 약물은 이러한 생리적인 반사기전을 억제하여 기립성 저혈압을 초래될 수 있으므로 보통 저녁에 투여한다. 그러므로 이런 환자는 갑작스런 자세의 변경을 삼가면서, 어지러우면 고정된 물제를 잡고 주저 앉아 외상을 방지하고, 누워서 다리를 높히면 혈압이 상승하게 되어 회복될 수 있다. 실신은 6개월에 2번 이상 나타난다면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 의식이 소실되는 뇌전증 질환과 소발작

독특한 전신성 경련이 특징인 간질로 잘 알려진 대발작이외에도 소아나 청소년에서 잘 발생하는 소발작(10~30초간 의식이 소실되는 동안 멍해지면서 반응을 하지 않고 정상적인 의식 회복)은 질환자체도 문제이지만 치료시기를 놓치면 일부가 대발작으로 전환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다행히 소발작은 전형적인 뇌파 패턴으로 진단이 가능하므로, 눈을 깜박이거나 물건을 잘 떨어뜨리면서 멍 때리는 발작을 반복하는 어린이가 있다면 정밀 검사를 받아보아야 한다.

/최철희 조선대 의대 약리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