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의회 의장이 의회 사무국장의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된 의원 갑질 문제에 대해 책임을 지고 의사국장직을 내려놓는다는 설이 무성했으나, 사임의 배경에는 의회 비서실장 직급 상향 문제가 전제 조건으로 깔려 있다.

북구의회 개원 이래 첫 개방직으로 임용된 의사국장은 취임 당시 3개월 내 직급 상향을 이뤄내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얼마 뒤 6개월로 입장을 번복했다.

당초 비서실장 직급 상향 문제를 놓고 북구와 북구의회는 이견을 보였고, 타 지방의회에서 비서실장의 직급을 상향한 선례가 있다면 북구도 추진하기로 했다.

북구의회는 남구 조직개편 과정에서 남구의회 비서실장 직급 상향이 실현될 수 있다는 일말의 기대를 걸었지만, 생각한 것과 다르게 흘러가자 결국 그 기대를 접어야만 했다.

결국 의사국장은 지난달 22일 사직서를 제출하게 됐고, 그 사이 일어난 의원 갑질 문제로 인해 사직을 하게 된 것처럼 포장되고 말았다.

하지만 갑질 논란은 일부 의원들의 자질 문제로 비롯된 것으로, 책임을 묻는다면 의사국장이 아닌 의원직 권한을 남용한 개개인 의원에게 있다.

당초 의사국장의 사직서 제출은 비서실장의 자체 승진을 위한 포석이었다는 설도 있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사직서 수리가 계속 미뤄져왔다.

의사국장에 이어 의장 역시 직급 상향을 이뤄내지 못할 경우 의장직을 걸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사직서가 수리된다면 의장직을 유지하기 위한 명분이 사라지게 된다.

상반기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불명예 퇴임’의 길을 걷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들었는지, 의장은 지난달 말 의사국장의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북구의회는 지역 자치구 중 최초로 지방의회 위상 강화를 위해 지난 1월 개방형 직위로 의사국장을 임용했다.

하지만 의사국장 개방직 전환을 추진한 노력이 물거품이 된 마냥 일부 의원들의 방패막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울 따름이다.

안으로는 의회사무국 구성원들의 화합을 도모하고, 밖으로는 의원들과 함께 집행부 견제·감시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이 바로 의사국장 본연의 역할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