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상급종합병원에 이어 지역 병·의원 의료기관이 오는 18일 대한의사협회의 ‘전면 휴진’에 동참하기로 하면서 의료대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휴진을 신고한 지역 의료기관은 260여곳으로 전국보다 높은 참여율을 기록한 데다 행정처분을 감수하고 당일 휴진에 동참하는 병·의원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특히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의 경우 필수 부서를 제외한 모든 진료과의 휴진을 예고해 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16일 지역 의료계 등에 따르면 광주·전남지역 전체 의료기관 2,049곳 중 261곳(12.7%)이 18일 당일 진료를 쉬겠다고 신고서를 제출했다.

지역별로 광주는 1,053곳 중 124곳(11.78%), 전남은 996곳 중 137곳(14.18%)이 휴진 신고를 했다.

이는 정부가 전국 개원의 등을 상대로 집계한 휴진 신고율(4.02%·1,463곳)보다 높은 수치로, 지역 의료기관 상당수는 ‘개인 사유’로 휴진을 신고했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휴진 신고를 하지 않고도 당일 집단행동에 동참하는 의료기관이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의료법 40조에 따라 휴진 신고 의무는 30일 이상만 해당되기 때문에 하루 파업의 경우 신고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것이다.

시의사회 관계자는 “최근 대한의사협회에서 휴진 신고 의무는 30일 이상만 해당된다고 공지하면서 사전에 신고하지 않고, 당일 휴진하는 개원의들이 더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휴진은 자율적 판단에 맡겼기 때문에 얼마나 동참할진 알 수 없다. 최소 휴진 신고한 수보단 훨씬 많을 것이다”고 말했다.

각 시·도는 집단행동 예고일인 18일 의료기관에 대해 의료법 제59조 제2항에 따른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할 예정이다.

각 의료기관은 휴진 신고를 했어도 정당한 사유가 없는 경우라면 당일 진료를 해야 하며, 업무개시 명령 불이행 시 업무정지 15일 등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

앞서 시의사회와 도의사회는 내부 회의를 거쳐 휴진 참여 여부를 회원 자율 판단에 맡기기로 했으며, 시의사회는 18일 전국 궐기대회와 별도로 지역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 의대 교수들 또한 18일 집단휴진을 예고한 상태다.

집단휴진에는 응급실과 중환자실, 분만실, 신생아실 등 필수 부서 진료는 유지하고, 나머지 모든 과의 진료는 중단하기로 했다.

다만 지역 의대 교수들이 당일 휴진에 얼마만큼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앞서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 제출에 동참했으나 실제로 병원을 떠난 적은 거의 없었고, 조선대 의대 교수 비대위는 자율적으로 휴진 여부를 정하기로 했다.

전남대병원은 집단휴진을 하루 앞둔 17일 의대 교수들의 참여율을 파악하고 진료 공백에 따른 대응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대병원 관계자는 “설문조사 결과 대부분의 의대 교수들이 휴진에 참여하기로 했는데, 아직 각 과별로는 휴진에 대한 별다른 이야기가 없고 실질적인 참여 여부는 당일 파악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반발한 의사들의 집단휴진에 대해 “우리 사회 전체에 큰 상처를 남기고 의사와 환자가 수십 년에 걸쳐 쌓은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 총리는 “생명권은 우리 국민의 기본권 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기본권”이라며 “정부는 헌법과 법률이 정부에 부여한 권한에 따라 생명을 다루는 의사분들에게 다른 직업에 없는 혜택을 보장하는 한편, 일부 직업적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모든 대화에 열려 있고 항상 준비돼 있다. 어떤 형식이든 의료계가 원하면 만나고 논의하겠다”며 “의료계가 집단휴진을 하는 대신 의료개혁의 틀 안에 들어와 의료개혁의 브레인이 되어 주시길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