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렇게 힘이 없어요?”

어깨가 축 처져 무거운 발걸음으로 복귀하는 경구(가명)씨를 보면서 말을 건넨다.

“일감이 없어요” 새벽 5시에 나간 인력대기소에서 믹스커피 한잔으로 아침을 대신 때우며 2시간 넘게 기다리다 일감이 없어 팔려가지 못하고 그대로 복귀한 경구(가명)씨가 한 말이다. 목소리마저 무너져 내린 것 같아 내 마음도 저린다.

필자는 경찰관을 퇴직하고 이곳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광주전남지부에서 주말이면 당직실장으로 5년째 근무하고 있다.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은 형사처벌이나 보호처분을 받은 사람으로 자립을 위한 보호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자 중 연고자가 없거나 오갈 곳이 없는 사람, 연고자가 있어도 경제적인 이유로 함께 생활할 수 없는 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공단에서 알선하는 기술, 교육을 받고 싶으나 연고지가 멀어 재범방지를 위해 보호관찰·사회수강 및 갱생요청 등 사회처우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람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며 사회복귀를 지원하고 있다.

광주전남지부에도 대상자들이 자립을 목표로 숙식을 제공받고 있다. 대상자들을 상담·관리하면서 이들이 새롭게 사회에 발을 디딜수 있도록 작은 도움을 주고 있다.

대상자 대부분은 가난하고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고 배운 것, 가진 것 없어 맨몸으로 살다 범죄를 저질러 교도소에서 죗값을 치르고 출소한 자들이다. 다시는 죄를 짓지 말고 자립하자는 의지를 갖고 공단에서 제공하는 교육, 자격증취득, 공장근로와 일용직 등을 하면서 자립을 꿈꾸고 있으나 어려운 시기에 힘들게 생활하고 있다.

코로나19 때는 주변에서 지원을 해줘 생활에 도움이 됐는데 요즘은 공단지원도 줄고 위문자들 발걸음도 줄었고 하소연 한다.

사회가 갈수록 삭막해져 경제가 어려워 그럴수도 있지만 남의 일에는 무관심으로 일관하면서 방관 하는 상황도 이어지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 사회가 이들을 방치하거나 외면해서는 안된다. 재범의 악순환이 이어질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모두에게 돌아간다.

최근 광주에서 각종 사건이 발생해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고 전국적으로 흉악범죄 역시 이어지고 있다. 국가나 공단에서도 이들에 대한 자립도 한계가 있다. 사회 구성원들이 관심을 가지고 이들이 재범을 저지르지 않도록 원인을 제거하고 자립 기반을 만들어 주는 역할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 줘야 한다. 그게 바로 다함께 살아가는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