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내 지속되었던 폭염과 열대야, 요란했던 소나기가 지나가고 마침내 계절이 가을의 문턱을 넘어섰다.

하지만 아직 한반도 주변과 열대지역의 수온은 9월까지 평년보다 2도가량 높게 유지되면서, 태풍이 발생하기에 매우 좋은 기상학적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마치 뜨겁게 달궈진 용광로에서 많은 양의 수증기가 뿜어나오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은 평년 기준 3.4개이며, 이 중 3개가 7월에서 9월 사이에 발생한다. 또한, 태풍은 강도 면에서 중심풍속이 초속 33m/s 이상인 것이 강한 태풍으로 분류되는데, 북서태평양에서 발생하는 태풍의 절반 이상이 강한 태풍에 해당된다. 그리고 일반적인 태풍의 경우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한다. 하지만 지난해 제6호 태풍 ‘카눈’은 괌 서쪽 해상에서 발생한 후 중국 쪽으로 향하다가 오키나와를 통과하며 전향하고,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일본 쪽으로 진행한 후 다시 한반도로 북진하는 매우 특이한 진로를 보이기도 했다.

기후변화에 따라 전지구 기온을 비롯한 해수면온도가 상승하고 있고, 이로 인해 중위도로 북상하는 태풍의 강도가 유지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질 수 있다. 이는 강한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초강력 태풍의 출현으로 태풍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날로 높아지고 있음을 뜻한다. 신속한 태풍 정보의 전달과 그게 맞는 철저한 사전 대비가 필요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에 기상청에서는 한발 앞서 국민과 소통하고 더욱 사용자 친화적인 상세한 태풍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태풍상세정보 서비스 개선과 태풍예보 정확도 향상에 노력하고 있다.

현재 태풍상세정보는 태풍의 예측 이동 경로와 위험반경, 최근접정보 등 수요자 중심의 태풍 영향시점과 강도를 기상청 날씨누리를 통해 그래픽 형태로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기상청은 태풍이 북위 25도 북쪽과 동경 135도 서쪽, 즉 경계구역에 진입하여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것이 예상될 때 태풍통보문의 발표 주기를 기존 6시간에서 3시간으로 줄여, 보다 밀도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존 중심위치(진로) 중심의 태풍통보문에서 강도 정보 중심으로 우선순위를 재조정하고 태풍 위치설명문의 그림정보에 최대풍속값을 추가로 표현하였으며, 태풍 종료표시를 온대저기압과 열대저압부로 구체화하였다. 여기에 더해 QR코드로 태풍상세정보 바로가기 기능을 구현하여, 실시간으로 바뀌는 태풍 정보에 국민 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개선하였다.

또한, 태풍의 이동 진로에 따라 예상 상륙 위치, 호우구역과 강풍반경, 한반도의 영향 정도 등이 결정되므로, 태풍 예보정확도를 향상하기 위해서는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이에 기상청에서는 최근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에서 제공하는 인공지능(AI) 기반 통합예보시스템(AIFS)의 태풍예측자료를 예측 실시간 경로 진단에 활용하는 등 태풍 예보정확도 향상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보다 촘촘해진 태풍 정보가 점점 강해지는 태풍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인명사고와 재산피해를 최소화하는 든든한 길라잡이가 되어 주기를 기대하며, 기상청은 신속하고 정확하며 상세한 태풍 정보를 제공해 나가고자 계속해서 노력을 이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