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공평하고 올바르다는 의미다. 국가정책을 평가할 때 공정은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다. 병역이행도 마찬가지. 공정한 병역이행은 병무 정책의 시작이며 영원한 숙제다. 병역판정검사에서부터 현역병 입영, 보충역 복무, 병력동원훈련소집까지 공정한 병역이행 확보는 우선돼야 할 병무행정 가치이며 국민의 의무, 권리다. 올해도 병무청은 공정한 병역이행을 위해 데이터통합 병역면탈조기경보시스템 구축을 통한 범죄예방 및 단속 강화, 국외 병역정보 제공서비스 지원 개선, 병역판정검사를 통한 청년건강 증진 등을 시행하고 있다.

그 중 병역면탈 예방과 단속을 위한 특별사법경찰 역할이 중요하다. 지난 2012년 4월 병무청 특별사법경찰제도(특사경)가 도입됐다. 그동안 일반 사법경찰이 병역면탈범죄를 수사했으나 전문성 강화를 위해 병무청 직원에 수사권을 부여한 것이다. 병무청 직원들이 경찰보다 병역면탈 범죄를 발견할 기회가 더 많고 병무행정의 지식과 경험이 충분하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가진 덕분이다.

특사경 제도 도입 이후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매년 병역면탈범죄를 적발해 송치하고 있으며 지난해 검찰과 합동수사를 통해 뇌전증을 위장한 병역면탈자, 공범 병역면탈 브로커 등 130명을 기소한 사건은 병무청 특사경 위상을 보여준 사례가 됐다.

올해부터 관련 법령이 재정비돼 본청 2과 광역수사청 3개 청으로 조직과 인원이 대폭 늘었고 수사 범위 또한 병역기피·감면목적 신체손상이나 속임수뿐 아니라 신체검사나 징·소집 기피 병역면탈 조장정보 게시·유통까지 광범위해졌다.

올해 병무청 특사경은 조직과 인력, 성과적인 면에서 한걸음 성숙해지는 시기에 다다르게 됐다. 공정한 병역이행을 이루기 위한 병무청 특사경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뭘까.

첫째, 수사내용을 다양화해야 한다. 작년 뇌전증 수사에서 많은 성과를 냈듯이 최근 병역면탈 시도는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분야에서 새롭게 발생하고 있다. 기존 범죄 내용에 한정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병역면탈 수법을 찾아내고 과학적 데이터 분석을 통한 기획·선제적 수사에 힘을 쏟아야 한다.

둘째, 수사관 전문역량 강화에 노력해야 한다. 병역면탈 행위는 현장단속이 쉽지 않다. 장기간에 걸쳐 수사해야 하며 범죄사실을 끝까지 적발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수사관들의 일반수사능력은 물론이고 의학적 지식과 디지털포렌식 등 과학 수사 역량을 강화해 전문화되고 지능화돼가는 면탈수법에 대응해야 한다.

셋째, 국민 호응을 얻어야 한다. 특사경 제도 도입 전보다 병역면탈에 대한 국민들의 제보가 활발한 것을 보면 국민들의 공정 병역에 대한 인식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아직 병역면탈 제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관심이 부족한 부분들이 여전하다. 병역면탈예방에 대한 대국민 홍보를 활성화하는 한편 국민들의 응원을 받을 수 있는 가시적 성과도 내야 한다. 병역면탈 신고포상제도를 활용하는 방안도 좋은 방법이다. 병무청 특사경의 역할은 ‘예외 없는 병역의무 이행으로 병역이 자랑스러운 나라’를 만들기 위한 대명제의 실현이다. 병역면탈 시도를 근절할 수 있도록 전문능력을 키우고 괄목할만한 성과로 국민들의 호응을 얻는다면 젊은이들 누구나 자랑스럽게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풍토를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