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농업이란 쉽게 말하면 우리가 먹는 음식의 재료로 쓰이는 농산물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화학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정부로부터 인증받은 등록된 유기자재를 사용해 재배하는 농법이다. 친환경농업으로 재배된 농산물은 잔류농약 검사에서 농약성분(463종)이 검출되지 않아야 하고, 유통과정에서는 친환경농산물 인증표시를 사용해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다.

국내 친환경농업의 역사를 보면 1970년대 전후 ‘태평농법’, ‘자연농법’ 등과 같은 다양한 농법으로 불리며 농업인 스스로 정부의 도움을 받지 않고 추진했었다. 그러다 1998년 정부는 친환경농업을 정부 정책으로 도입하고, 친환경농업 육성과 지원을 위한 법을 제정해 제도권으로 끌어들였다.

전남도가 친환경농업을 시작한 것은 정부 정책 도입 이듬해인 1999년이다. 당시 전남도는 벼 병해충 방제와 작물양분 관리기술을 종합적으로 실천하는 마을 또는 들녘 단위로 집단화된 벼 재배지역을 친환경농업 지원 대상으로 추렸다. 이후 2003년까지 5년 동안 ‘친환경농법 시범마을 22곳’을 조성키로 하고 본격적인 지원에 나서 친환경농업의 시작을 알렸다.

전남도는 이후 2004년 친환경농업기술 교육장과 학습단지 설치 등을 골자로 하는 기본계획을 수립해 친환경농업의 대중화를 꾀했다.

성과는 괄목했다. 전남도는 제1차(2005~2009년) 친환경농업 육성계획을 통해 ‘친환경농업 1번지’의 이미지를 확산하는 한편 전남의 친환경농업 브랜드가치를 제고했다. 이어진 제2차(2010~2014년) 계획을 통해선 친환경농업을 선도하고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을 주도했다. 제3차(2015~2019) 계획은 전국 친환경인증면적(8만1,000㏊)의 57%(4만6,000㏊)를 차지하는 등 명실상부한 유기농업 중심의 친환경농업 메카로 꽃을 피웠다. 그리고 현재 진행형인 제4차(2020~2024년) 계획을 통해서는 친환경농산물의 품목 다양화와 저비용 고소득 구조로의 전환, 생산비 절감, 유기농법 보급, 생태복원 등 과제에 집중하고 있다.

이처럼 2004년부터 본격 시작된 친환경농업은 전남 도정의 핵심으로 자리잡았고, 20년이 되는 올해까지 ‘대한민국 유기농 1번지’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대한민국 유기농 1번지’를 유지하는 원동력은 전남의 친환경 농업인들이 도의 정책을 믿고 함께 달려온 성취여서 그 의미를 더한다.

이 같이 독보적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는 전남 친환경농업에 최근 위기 징후들이 감지되고 있다. 비산농약에 의한 의도하지 않는 농약오염과 재배과정에서 농자재 오용 등에 의한 인증취소, 농촌인구 고령화, 이상기후에 따른 병해충 집중 발생으로 인한 수확량 감소 등이 얽히고 설키면서 정점을 찍었던 2019년 이후 친환경농업 인증면적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에 전남도는 지난 7월 5일 ‘지속 가능한 미래 성장동력 저탄소·유기농업’을 친환경 미래농업의 비전으로 천명하고 친환경농업의 대전환 시대를 선포했다.

이를 위해 우선 토양 건강과 생태계 재생, 저탄소 농법으로 생산비를 낮추고 재생유기농업으로 건강한 생태계를 다시 만드는 친환경농업의 질적 성장을 도모한다. 또 AI·에그테크·스마트농업 등과 연계한 첨단기술농업으로 청년 농업인의 참여를 유도하는데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더불어 소비자와 생산자 등 미래세대가 함께 만들어가는 더욱 친밀한 친환경농업과 친환경농식품의 소비문화 확산에도 주력한다.

앞서 언급했듯 전남의 친환경인증 면적은 지난해 전국 면적의 50%를 훌쩍 뛰어넘는 등 진일보한 성과를 이루었다. 이는 전남이 친환경농업의 모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저력과 다름아니다.

전남도는 친환경농업 미래 비전을 통해 지난 20년을 되돌아 봤다. 앞으로 ‘대한민국 유기농 1번지’, ‘세계 유기농업의 메카 전남’이란 그동안의 성과와 걸음을 함께 내딛고 있는 현장 농업인과의 꾸준한 소통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친환경농업의 미래 50년, 100년을 책임지고 이끌어 갈 것을 거듭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