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심화로 이상기후 현상이 일상화되고 있다. 강한 호우 빈도와 강도도 증가 추세다.

기상청 자료에 의하면 최근 50년 동안 강한 호우 발생 일수는 연평균 12일(73~82년)에서 21일(13~22년)로 75% 늘었으며 매년 인명 및 재산 피해도 덩달아 늘고 있다. 지난 1월 행정안전부 ‘2022년 재해연보’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자연재해로 3조1,900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이 중 호우·태풍 피해가 2조9,700억원으로 전체 93%로 집계됐다.

호우 피해 예방을 위해서는 발빠른 대비와 대응이 중요하다.

기상청은 위험에 대비하는 신속한 알림인 ‘기상청 호우 긴급재난문자(CBS·Cell Broadcasting Service)’를 도입했다. 일정 기준 이상 강한 비가 관측됐을 때 기상청이 관측지점 인근 지역으로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해 인명 피해를 예방하는 서비스다. 발송기준은 매우 강한 비로 관측지점 1시간 누적 강수량 50㎜, 3시간 누적 강수량 90㎜가 관측됐을 때다.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1시간 동안 72㎜의 매우 강한 비가 관측된 경우에도 발송될 수 있으며 문자는 발생 시간과 장소, 강우량, 국민행동요령 등이 포함된다.

기상청 호우 긴급재난문자는 읍·면·동 단위로 세분화 해 즉시 대응이 필요한 지역에만 발송된다는 점에서 다른 재난문자들과 차별성을 갖는다. 즉각적인 안전조치를 유도하기 위해 40㏈ 이상 경고음과 진동을 동반한다. 수도권 지역에서 지난해 시범운영 후 정규 운영으로 전환됐으며 올해 전남권(광주·전남)과 경북권(대구·경북)으로 확대돼 5월 15일부터 10월 15일까지 시범 운영된다.

수도권에 이어 전남권이 시범 운영 지역으로 선정된 데는 지난 10년간(13~22년) 발송기준 도달일수, 즉 강한 호우 발생 일수가 연평균 4.1일로 가장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함평에서 1시간 최대강수량 71.5㎜ 호우로 한국농어촌공사 수리시설감시원 1명이 사망하는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사건 발생 시각 1시간 10분 전 해당 지역에 내린 비가 이미 기상청 호우 긴급재난문자 발송기준을 충족하는 수준으로 나타났기에 더 안타까운 사고였다.

광주지방기상청은 위험기상으로부터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호우 긴급재난문자 발송뿐 아니라 한국농어촌공사 광주·전남 17개 지사 수리시설감시원 1,700명을 대상으로 기상정보 활용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호우 긴급재난문자를 받았다면 즉시 적극적인 안전조치를 해야 한다. 자주 물에 잠기는 지역이나 산사태 위험지역 등은 피하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하며 급류에 휩쓸릴 수 있는 저지대, 반지하, 지하차도, 하천변 등 침수 위험지역과 공사장 근처에는 가까이 가지 말아야 한다. 평소 기상청 날씨알리미 앱을 통해 기상정보를 수시로 확인하고 주변 시설물을 점검하며 자연재해에 대한 안전 수칙을 상기하는 등 가족·이웃과 함께 대비하는 것이 좋다.

기존 지자체를 거쳐 발송되던 재난문자를 기상청에서 직접 발송함으로써 갑작스러운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에 신속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여름, 기상청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생명을 구하는 알람이 되기를 바라며 기상청은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신속·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