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두하우스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파디스타.

파두박물관에 들렀다가 만난 박물관장과 오랫동안 파두음악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파두박물관에 들렀다가 만난 박물관장과 오랫동안 파두음악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파두는 리스본의 여러 지역에서 널리 불리고 있다. 음악과 시가 결합된 공연 장르로 리스본에서 생겨난 이후 라디오에 소개된 20세기 중반 이후 전국적으로 전파됐다. 1950년~1970년대 마침내 전세계 음악인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현재의 파두는 모우라리아(Mouraria), 알파마(Alfama), 알칸타라(Alcantara), 바이샤(Baixa), 비카(Bica), 바이후알투(BairroAlto), 마드라고아(Madragoa) 등 리스본 구시가의 일상에 깊이 배어 있다.



● 파두박물관, 관광객들 필수코스

알파마 지구에는 파두박물관이 있다. 파두에 관심이 있는 관광객들에겐 필수 코스다. 박물관에 들어서면 휴대용 오디오 장비를 제공한다. 장비를 받아 2층으로 올라가면 아말리아 로드리게스, 미시아, 마리자를 비롯한 많은 파디스타들의 사진이 있고 그 사진에 새겨진 숫자를 누르면 대표곡을 들을 수 있다.

파두의 중심악기인 기타하(guitarra)에 대한 정보도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파두공연 및 파디스타 인터뷰 영상을 상영하는 등 파두와 연관된 많은 것들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곳으로 파두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준다. 포르투갈을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파두박물관은 꼭 한번 가봐도 좋다.

파두박물관에 전시된 파두음악 레코드.

파두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관련 테이프를 감상하고 있다.

●파두하우스, 음식 곁들이며 음악 감상

리스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하나는 바로 파두하우스다. 알파마, 모우라리아, 바이샤 등 리스본 곳곳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파두하우스에서 공연을 접할 수 있다. Cafe Luso, Clube de Fado, O Faia 같은 레스토랑이 있다. 전통을 자랑하는 곳으로 비교적 높은 가격이 책정된 코스요리와 함께 여유로운 분위기에서 수준 높은 파두 공연을 즐길 수 있다. Duque da Rua, Tasca do Chico 같은 선술집에서 저렴한 가격에 술 한잔 마시면서 파두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Duque da Rua는 아마추어 파디스타들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 파디스타와 관객이 하나돼 함께 파두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파두하우스다. Tasca do Chico는 현재 최고 파디스타인 마리자(Mariza)가 거쳐간 파두하우스다. 필자가 지난 7월16일 이곳에서 파두곡 Tudo isto e fado를 즉석에서 불렀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동양에서 온 여인이 부르는 파두곡이라며 귀기울여 들어주고 큰 박수와 환호로 답해줬다. 그 순간의 감격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것 같다. 선술집 노래인 파두를 오롯이 즐기고 싶다면 이곳을 가볼 것을 추천한다.

Fado in Chiado와 같은 파두공연장이 있다. 소극장과 같은 분위기에서 포트와인 한잔과 함께 공연을 즐길 수 있다. 다른곳과는 다르게 공연 관람을 위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만큼 파두연주자들의 실력은 검증됐다는 얘기다. 보통 남녀 파디스타가 번갈아 가면서 연주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음악장르 넘어 리스본 문화 정착

리스본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파두하우스에서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형태는 다양하지만 파두공연을 관람할 때는 지켜야 하는 에티켓이 있다. 파디스타가 노래를 부를 때는 모든 관객이 침묵해야 한다. 레스토랑이든 선술집이든 예외는 없다. 파두하우스 안에는 노래소리 외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별도의 음향장비가 없이 노래하는 이유도 있겠지만 관객 모두 한마음으로 파두를 느끼고 있다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다. 하나의 음악 장르가 아닌 리스본의 문화로 자리 잡은 파두. 그 배경에는 파두 박물관과 파두 하우스 역할이 컸다. 예술이 문화가 되기 위해서는 예술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공간과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예술을 소비하는 사람들의 올바른 인식형성은 기본일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