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00여세대 아파트와 복합쇼핑몰 등이 들어서는 광주 옛 전남·일신방직 부지 개발사업이 중대 분수령을 맞았다.

사업 성패를 좌우할 쟁점으로 떠오른 뒤 한차례 보류됐던 주상복합건물 상가면적 비율 축소에 대한 도시계획심의위원회의 재심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특혜라는 시민사회 주장과 공실률·미분양 등을 감안해 달라는 사업자측의 주장이 팽팽한 맞서는 상황이어서 심의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9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 도시계획위원회는 10일 옛 전방·일신방직 부지에 들어서는 주거복합시설의 주거 외 용도 비율 조정안을 재심의한다.

앞서 개발사업자인 챔피언스시티복합개발 에이엠씨는 방직공장 부지에 들어설 주거복합건물의 주거외 용도 면적을 광주지역 통상 기준인 15% 이상이 아닌 10% 이상으로 적용해 달라고 신청했다.

시 도시계획 조례에서는 상업지역 내 주거복합건물을 지을 때 상가 등 주거 외 용도 면적을 전체 연면적의 15%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단, 1차 순환도로 안 원도심 상업지역 등은 10% 이상으로 완화할 수 있어 해당 개발 예정지의 비율 하향이 법령을 벗어나지 않는다.

이미 광주시에 6,000억원에 가까운 공공기여금을 내기로 합의한 사업자측은 상가 비율 감소에 따른 건축 절감 비용 중 일부인 160억원을 도로 건설로 기부채납하겠다는 의견을 추가로 제시한 상태다.

챔피언스시티 복합개발 에이엠씨 관계자는 “광주시 도시계획위원회의 결정이 늦어짐에 따라 개발 사업의 본 설계를 못하고 있다. 하루 이자만 2억원 넘게 나가고 있으며 당초 내년 4월 예정됐던 분양도 미뤄야 하는 상황이다”며 “개발사업이 지체되면 PF대출, 금융이자, 공공기여금 등 가중된 비용은4,300가구의 아파트 분양가에 더해질수 밖에 없는 구조로 시민들은 높은 분양가에 휘청이고 사업자는 대규모 미분양에 존립자체를 위협받게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상가 비율 축소를 둘러싼 지역 내 찬반 의견은 팽팽히 맞서고 있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최초 주거시설 4,000가구를 짓겠다는 전남·일신방직 부지 개발 계획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주상복합시설 전면 건설로 바뀌었고 규모도 2배가량 늘었다”며 “비주거 시설 비율을 10%로 축소할 경우 사업시행자는 1만5,000평을 확보할 수 있어 막대한 이익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광주시민회의는 “일부 시민단체는 비주거 면적 하향 조정이 특혜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지역경제 현실을 외면한 잘못된 시각이다”며 “광주는 상가 과잉 공급으로 공실률이 전국 최고 수준이다. 상가 비율을 축소함으로써 지역 자영업자들의 경쟁을 완화하고, 사업자로부터 기부채납을 받아 시민의 편익을 증대하는 제안은 특혜 시비를 걸 것이 아니라 쌍수 들어 환영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여론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일부 시민단체의 과도한 발목잡기가 기업의 투자 의지를 꺾어 대규모 사업이 또다시 좌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최근 시민사회단체들과 수차례 간담회를 갖고 사업 내용 설명과 의견 수렴을 완료했다”며 “도시계획위원들이 사업자측의 추가 계획서 등을 면밀히 살펴본 뒤 합당한 결정을 내려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심의와 별개로 광주시는 상업지역 주거복합건축물의 주거외 용도 의무비율을 15% 이상에서 10% 이상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비주거시설 의무 면적 축소는 경기 침체 장기화와 상가 공실에 따른 공동화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 지방선거 당시 강기정 광주시장의 공약으로 채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