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웠던 징검다리 연휴 뒤끝이 우울하기만 하네요. 바가지요금은 기본이고, 쇼핑센터에선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지갑을 열어야 했죠. 여행사의 횡포인지 가이드의 장난인지….”

황금 징검다리 연휴가 낀 10월 초 국내외로 여행을 떠난 이들이 늘면서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 횡포에 대한 불만도 잇따라 쏟아지고 있다. 일부 가이드에 따라 패키지 여행의 고질병인 선택관광, 팁·쇼핑 강요 등 불편이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9일 각 여행사에 따르면 국군의날, 개천절, 한글날 등 징검다리 연휴가 있는 10월 첫째 주와 둘째 주는 올해 대표적 ‘황금연휴’로 꼽힌다.

이 기간 연차휴가를 2일 사용하면 엿새를, 사흘을 사용하면 최장 9일까지 쉴 수 있어 해외로 떠나는 패키지여행(단체여행) 상품에 관광객들이 크게 몰렸다.

A여행사의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4일 출발하는 해외 패키지여행 상품을 이용한 고객은 전주(9월 21∼27일) 대비 20% 늘었다.

지역별 비중은 동남아시아가 40.9%로 가장 많았고 일본(22.7%), 중국(14.5%), 유럽(13.5%) 순이었다.

B여행사는 이 기간 해외 패키지여행을 떠난 사람이 전주보다 39.5% 늘었다. 일본(14.8%), 베트남(13.0%), 태국(10.3%), 중국(10.1%), 서유럽(9.5%) 순이다.

C여행사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6일 사이 출발한 해외 패키지 여행객 수가 전달 같은 기간(8월 28일∼9월 5일)보다 85% 늘었다.

여행사들이 황금연휴 특수를 누린 데 반해 휴가를 마치고 귀국한 여행객들의 여행후기가 집중적으로 올라온 7~9일 여행카페와 여행 위탁판매사 등 홈페이지에는 상품에 대한 불만이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특히 패키지 여행상품에 대한 피해사례 글이 잇따랐다.

광주 북구에 사는 50대 직장인 이 모씨는 이 기간 물가가 싸다는 베트남을 다녀왔지만 “선택관광상품이라며 강요당한 상품에 여행기간 내내 터무니 없이 비싼 돈만 쓰고 왔다”고 토로했다.

선택관광 강요는 하지 않겠다는 조항이 있었지만 선택관광에 참여하지 않으면 일행이 돌아올때까지 2~3시간을 그 자리에서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동행하지 않을 수 없고, 선택관광 안에서도 가는 곳마다 쇼핑을 강요하는 자리가 마련돼 있어 매우 불편했다고 전했다.

특히 일정 중 하루는 쇼핑에 집중돼 있는데 오전 7시부터 쇼핑센터에 입장시키면서 30분~1시간씩 물건에 대한 설명을 강제로 듣게하고 구매하지 않으면 대놓고 면박을 주거나 실적이 안좋다며 강요하기도 했다는 것.

또다른 베트남 여행객 박 모씨는 “가이드가 여행 시작 전과 후의 말이 너무 달랐다”며 “선택관광은 자유라고 하면서도 안전상의 문제로 무조건 함께하지 않으면 곤란하다며 선택관광을 전부 하길 강요했고, 쇼핑센터에서 강매하는 모습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노쇼핑, 노팁, 노옵션 상품을 선택했는데 현지에서 가이드로부터 선택관광과 팁을 권유받고 황당했다는 후기와 음식에 대한 불만도 잇따라 터져나왔다.

나트랑·달랏을 여행하고 돌아온 강 모씨는 “현지 식당 메뉴판에 가격이 버젓이 나와 있는데도 서너 배 더 비싼 음식 가격을 옵션비용으로 청구해 받고 음식도 형편없는 수준이 다반사였다. 관광객이 돈이 부족하다고 하면 한국돈으로 계좌이체를 청구했다”며 “두번 다시 패키지여행은 가지 않겠다. 여행사 편할대로 연합상품을 구성하고 가이드 마음대로 여행을 운영한다. 돈벌이에만 혈안이 돼 한국인 관광객을 호구로 보는 것 같아 너무 불쾌했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저렴한 상품일 수록 적자를 면하기 위해 쇼핑이나 선택관광을 강요하는 사례가 많아 여행상품을 선택할 때에는 일정과 방문장소 등을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포함되는 상품과 불포함되는 사항을 미리 확인해 현지에서 불이익이 없도록 살펴야 한다. 다녀온 여행객의 후기를 참고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연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