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부터 10·16 재보선의 사전투표가 진행되는 등 선거전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텃밭이자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영광 지키기에 비상이 걸렸다. 조국혁신당의 만만찮은 도전에 더해 일부 여론조사에서 진보당마저 크게 약진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이재명 대표가 이틀 연속 지원에 나서는 등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0일 오전부터 전남지체장애인협회 영광군지회, 영광군청 사거리 집중유세에 이어 점심 배식봉사에 나서며 자당 장세일 후보를 지지를 호소했다. 이 대표는 전날에도 오전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 지원 유세 일정을 소화한 뒤 네 시간여 거리를 달려 오후 영광에 도착해 주민들과 접촉면을 늘렸다.

민주당이 영광군수 선거에 공을 들이는 데는 텃밭의 민심이 심상찮기 때문이다.

영광은 조국 대표를 필두로 한 혁신당이 지역 정치지형에 균열을 일으키고 있고,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진보당의 지지율도 급반등, 팽팽한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과거 사례에 비춰 진보당의 약진은 무엇보다 부담스런 대목이다.

영광은 지난 8번의 군수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5번, 무소속 후보가 3번 당선됐다. 3번의 무소속 당선은 민주당의 ‘일당 독점’에 대한 반감과 선거 때마다 불거진 ‘공천 잡음’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번 재선거 역시 후보 자질론 시비에 이어 각종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이에 실망한 민주당과 혁신당 지지자들이 진보당으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진보당은 이 같은 여세를 몰아 김재연 대표가 이날 오전 4시 30분부터 교회 새벽 예배를 시작으로 터미널사거리 출근길 인사, 지지선언 기자회견, 어민회 면담, 경로당 방문, 영광읍 상가방문까지 오후 8시까지 장장 15시간 30분의 강행군을 소화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진보당은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되기 두 달여 전부터 영광 각 마을에 전국의 당원들이 찾아와 다양한 봉사활동으로 주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며 “민주당, 혁신당 후보에 대한 실망에 더해 영향력 있는 무소속 후보가 없는 점도 유권자들의 마음을 진보당으로 쏠리게 하고 있고, 점심·저녁 하루 두 차례 경로당 무상급식 확대 등 지역 맞춤형 공약도 노인층 유권자의 표심을 크게 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혁신당 조국 대표 역시 이날 오전 국방위원회 국정감사를 마친 뒤 오후부터 임시 거처인 영광으로 귀환, 영광터미널 앞에 집중유세를 갖는 등 막판 세몰이에 집중했다.

민주당 입장에선 텃밭인 호남에서 패한다면 이재명 대표 리더십에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남은 기간 총력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 총선 당시 광주·전남지역 비례대표 선거를 혁신당에 내준 데 이어 영광군수마저 뺏긴다면 이 대표의 대선가도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를 의식한 듯 이 대표는 이날 장세일 후보 유세에서 “제가 지방유세에서 한 동네에 1박2일로 있는 경우는 처음인 것 같다”며 “당대표가 1박 2일로 유세를 해야할 만큼 이번 영광군수 선거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진보당 등 야권 내 타 정당 후보와 경쟁하는 것에 대해선 “다른 당 후보들도 훌륭하지만 정권 심판을 꼭 생각해 달라”며 “운명을 가르는 이 긴박한 상황에서 전선이 흐트러지고 교란되면 되겠느냐”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금은 어찌 됐든 야권의 큰 집인 민주당에 힘을 모아줘야 정권을 심판하고 윤석열 정부도 견제할 수 있다”며 “마지막까지 겸손한 자세로 한 표를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