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광주에 폭설이 내리면서 해묵은 문제점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제설 작업의 사각지대에 놓인 골목길이나 이면도로 문제다. 설 연휴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이번 주에도 폭설로 인한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밤새 눈이 내리면서 도로 이곳저곳이 빙판길로 변했지만, 제설 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아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본보가 5일 광주 지역 골목길과 이면도로 등을 집중취재 한 결과 큰길이나 자동차 통행이 빈번한 도로는 비교적 제설 작업이 잘 돼 있었고 오후 들어서는 눈이 녹았지만, 골목길이나 이면도로는 위험한 상태가 여전했다. 이날 광주에 내린 눈은 12.5㎝였지만, 차량 통행은 물론 보행자들도 큰 불편과 함께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이 빈번하게 연출됐다.

금호초등학교 후문 골목길에는 차량이 미끄러지는 아찔한 상황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 차량이 서행하고 있었음에도 헛바퀴를 돌며 미끄러지기 일쑤였다. 아이들이 등·하교하는 길이라서 학부모들의 걱정도 많았다. 광주 동구 지산2동 골목길도 제설 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눈길에 미끄러진 차량이 도로 난간을 넘어 밭으로 추락할 뻔했다. 지산119안전센터 인근 도로에서는 눈길에 차량이 헛바퀴를 돌면서 불법 주차된 차량과 충돌 할 뻔했다.

이처럼 이면도로나 골목길의 제설 작업이 더딘 것은 8m 미만 도로의 경우 골목에 주차된 차량이 많아 제설 차량 진입이 힘든 데다 제설 작업도 동 행정복지센터가 담당하는 등 기본적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는 게 관계 기관의 설명이다.

일정 정도 이해가 되는 부분이지만,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내 집 앞 눈 쓸기 같은 캠페인뿐만 아니라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면도로와 골목길 등이 눈만 내리면 빙판길로 변해 주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민의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지자체가 골목길이나 이면도로의 빙판길 위험이 겨울 한 철의 문제라는 인식을 버리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데 총력을 다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