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소방서가 원전에서 발생한 화재를 비화재로 축소·보고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9일 영광소방 등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한빛원전 1발전소 내 KPS 식당 오수 정화기 전기 기포 발생기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원전 특수경비대 등은 소화기를 이용해 초동 조치를 완료했으며, 이후 현장에 도착한 영광소방서는 비화재로 판정했다.

현장에는 화재로 인해 기포 발생기가 전소되고 전선 줄기와 플라스틱이 녹아내린 것으로 보이는 물체가 남아있었지만, 소방당국은 화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비화재로 사건이 종결돼,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 등 화재조사를 하지 않는다.

소방당국과 한빛원전 측이 화재 사고를 의도적으로 축소해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화재로 보고되면 일단 원전 운행을 정지하고, 원전안전협의회와 감독기관에 보고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현장에 출동했던 영광소방서 A 직원이 화재가 난 시설을 전기차 충전시설이라 답변하고, 영광소방서는 보고서에 화재 흔적을 찾아볼 수 없는 사진을 첨부하는 등 의혹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영광소방서 관계자는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가 비화재로 해달라고 요구해 조그마한 사건이라 비화재로 판정했다”며 “보고서 사진은 당시 현장 사진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한빛원전은 지난 2018년 2호기 계측방비 보관실 감지기 동작, 3호기 격납건물 내 콘센트 스파크 발생, 2022년 6호기 터빈건물 냉각팬 내 불꽃 연기 발생, 5호기 스위치 야드 통신실 계량기 스파크 발생, 2023년 2호기 작업자 샤워용 온수탱크 전열기 제어반 연기 발생, 2025년 3호기 순환수 펌프 차단기룸 화재 경보 발생 등을 모두 비화재로 판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