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에선 “복귀를 조건으로 한 협박”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만큼 1년 넘게 이어져온 의정갈등이 새 국면에 들어설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지역에서 의대를 보유한 전남대와 조선대 역시 신학기 개강에도 수업 거부에 동참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학사 파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지역 의료계 등에 따르면 교육부는 최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학생 복귀 및 의대 교육 정상화’ 관련 브리핑에서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전인 3,058명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다만, 의대생들이 이달 내에 전원 복귀하지 않을 경우 입학 정원은 이미 늘어난 대로 5,058명이 유지된다.
이런 조치에도 학생들이 돌아오지 않으면 원칙대로 처리된다.
대부분 의대가 3학기 연속 휴학이나 1학년 1학기 휴학을 학칙상 허용하지 않는 만큼 미복귀한 24학번과 수업에 불참한 25학번은 유급·제적 처리될 수 있다.
이 같은 제안에도 정작 의대생들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복귀의 마음을 움직일지는 미지수다.
전남대와 조선대 의대는 지난 4일부터 1학기를 개강했는데, 신입생 상당수가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대학은 올해 의대 증원으로 각각 163명, 150명의 신입생이 입학했고, 지난해보다 각각 38명, 25명 증원됐다.
정을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립의대 10곳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전남대 의예과 1학년 모두 수강 신청을 마쳤고, 나머지 학년의 수강 신청 인원은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예과 1학년 복학생 2명이 수업을 신청했고, 의예과 2학년과 본과 1학년은 각각 4명, 6명에 그쳤다. 본과 2학년부터 4학년까지 수강을 신청한 학생은 단 1명도 없었다.
조선대 의대의 경우 신입생 대다수가 교양과목 1개만 신청했고, 나머지 과목에 대해선 수강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학기 전남대와 조선대 의대 복학생은 각 20여명으로 파악된다.
다만 두 대학 모두 이날까지 수강신청 정정기간을 운영하기 때문에 수업 참여 인원은 그 이후에 정확히 파악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전공의와 의대생이 의대 증원에 반대해 집단 행동에 나선 만큼 신입생들 역시 수업 거부에 동참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앞서 의대생 단체들이 복귀 우선 조건으로 필수의료 패키지 철회를 내세웠던 만큼 한시적 모집인원 동결만으로 복귀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운창 전남도의사회 회장은 “올해 전남대와 조선대 의대에 입학한 신입생들이 수업을 듣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의대생과 전공의는 의대 증원을 바라보는 입장이 같기 때문에 이번 대책의 경우 복귀를 유도하기에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최소한의 유감 표명이나 사과도 없이 이달 말까지 복귀를 전제로 의대 증원을 결정 짓겠다는 것은 협박이나 다름없다”며 “의대 증원 관련 책임자를 문책하고 사과가 전제조건이 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해결이 어려울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전남대와 조선대 의대는 이달 말까지 의대생들이 학교에 복귀할 수 있도록 내부 논의를 거쳐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조선대 관계자는 “현재 의대 자체적으로 학생들에게 문자나 메일로 정상적으로 수업에 임해달라고 안내하고 있다”며 “의대 신입생들의 움직임에 따라 복학 등 추이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수업 참여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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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대학교 전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