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탄핵 인용’을 바라는 지역민들의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이번 비상계엄 선포는 헌정사상 45년 만에 처음으로, 민주적 정당성을 배제한 채 헌정질서를 유린한 위법·위헌적인 비상계엄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한 순간의 선택으로 인해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에서 ‘결함있는 민주주의’ 국가로 후퇴하는 결과를 낳았고, 정치·사회적 혼란이 극심해지면서 지역 경제는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비상계엄을 정당화하기 위한 가짜뉴스와 극우보수단체 등의 선동·선전이 확산되면서 국론 분열로 인한 세대·지역·젠더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탄핵 심판 선고가 지역사회에 미칠 영향과 앞으로의 해결 과제 등을 주제로 경제, 의료, 사회 분야 전문가 의견과 지역민들이 희망하는 메시지를 담아 세 차례에 걸쳐 보도한다. 편집자 주



광주 동구 예술의거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이호철씨(60)는 10일 “하루빨리 탄핵정국이 마무리됐으면 한다”고 간절히 염원했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선포 이후 연말 특수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고, 내수침체 장기화로 골목상권은 이미 고사직전에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씨는 ‘정권 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코로나19 이후 내수 활성화를 기대했지만, 경기 상황이 계속 나빠지고 있다. 정치적 안정과 소비 패턴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탄핵 인용 후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다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시급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지역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 대책이 절실하며, 특히 플랫폼 수수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소비 진작을 위한 정책과 투자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탄핵이 기각될 경우 정치·사회적 혼란이 더욱 극심해져 지역 경제의 앞날이 더욱 어두워질지 걱정이 앞선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현재보다 불안정한 정치적 상황이 지속된다면 소비가 위축돼 경기가 어려워질 것 같다”며 “탄핵 기각은 광주시민으로서 생각할 수 없는 일이지만, 기각이 될 경우 상인들에게는 하루하루 굉장히 어려운 시간이 계속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이씨는 이어 “어려운 상황이지만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며 “탄핵 심판이 끝나 혼란스러운 정국을 안정화하는 게 지역 자영업자들에게 가장 큰 위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찬 광주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은 탄핵 인용시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김 부회장은 “환율과 금융시장 안정으로 수출 기업들이 원자재값 상승 부담을 덜고, 수출 단가를 맞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며 “연간 50억원 이상 수출하는 광주지역 60여개의 수출 기업이 20% 이상의 손해를 줄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주춤했던 국내 기업 활동이 활발해지고, 광주지역의 대표산업인 AI 인공지능 기업의 투자와 재건축·재개발 등 부동산·건설 정책에도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으로 본다”며 “새로운 정부가 기존·새로운 정책에 따른 예산 집행이 원활해져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에 대한 지원이 확대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또한 “탄핵 인용으로 예산 집행이 원활해지면 광주 자동차 산업 활성화와 지역 산업에 투자 증가로 청년 일자리가 늘어나 경제 활성화의 청신호가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반면 탄핵이 기각될 경우 정치적 혼란이 지속돼 지역 경제가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부회장은 “원자재값 상승, 원·달러 환율 불안, 해외 자금 조달 비용 증가 등으로 수출 기업의 어려움이 더욱 커질 것이다”며 “정부의 중소기업, 소상공인 지원 정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청년 성장 지원 정책도 지연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특히 “AI 기업, 소재부품 장비산업 등 장기 산업 투자가 철회될 가능성도 있어 이는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가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빠른 시일 내에 안정적인 상황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오선신(58) 광주 북구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윤석열 정부 들어 소상공인 지원 정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호남지역 소상공인들을 배척하는 정책으로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탄핵이 인용될 경우 다른 지역과 동일한 예산 배분이 이뤄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빨리 탄핵이 이뤄져 유능한 사람이 대통령이 돼 대한민국을 잘 이끌어주길 바란다”며 “소상공인들은 탄핵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탄핵이 인용돼 소상공인들이 다시 희망을 품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최환준·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