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매광장> ‘상생 1호 광전연’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각
박문옥 전남도의원(안전건설소방위원회)


광주전남연구원(이하 ‘광전연’)을 바라보는 언론의 관심이 뜨겁다. 광주·전남 상생의 아이콘으로 비춰지던 지난 2015년이 그랬고, 제 역할을 못한다는 비판과 함께 무용론이 제기되는 지금이 그러하다.

현 광전연의 모체는 1991년 설립된 전남발전연구원이다. 이후 1995년 광주광역시의 공동출연으로 광주전남발전연구원으로 이름을 바꾸었고, 2007년 전남도청의 무안 이전으로 광주발전연구원과, 전남발전연구원으로 분리되었다. 이후 민선6기 이낙연 지사의 제안으로 1년여 간 양 시도의회의 논의와 공청회 등 다양한 통합 논의가 진행되었고, 2015년 9월 ‘광주·전남상생1호사업’으로 새롭게 출범하였다.

통합 7년 전에도 물음표

상생과제로 추진되었지만 통합 당시의 과정을 보면 순조롭게 진행되지는 않았다. 양 시도의회는 물론 언론에서도 찬성과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고, 이미 한번 분리된 연구원을 재통합해야 하는가에 대해 많은 의원들이 물음표를 던졌다.

2023년, 통합 7년이 지났지만 당시 던져졌던 물음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광주는 내륙도시이고 전남은 농촌과 해안을 끼고 있는 지역이므로 연구과제가 근본적으로 다를 수 밖에 없다는 지리적 차이에서 발생하는 한계점들, 그리고 양 행정기관의 이해관계가 대립될 경우 광전연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불만과 비판은 여전히 터져나오고 있다. 거기에 더해 지난해 10월 광주광역시 강기정 시장의 ‘광전연 통합운영 방향에 대한 고민’ 발언과, 올해 초 마무리된 대구경북연구원의 분리는 통합 광전연의 위상을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2년 전 ‘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 뉴스가 지방지와 지방채널 뉴스에 도배되다시피 보도된 적이 있었다. 광주와 전남의 산적한 현안들이 공개되면서 이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행정적·경제적 통합과 함께 메가시티를 지향해야 한다는 내용들이 주를 이루었다. ‘광주와 전남은 한뿌리’라는 말은 모든 이견을 설득시키고 잠재우기에 충분했고, 행정통합을 통한 양 시도민의 ‘정서적 결합’도 기대해 보았으며 이를 위해 공동으로 연구용역을 진행키로 했다.

당시를 회상해 보면 급작스런 행정통합 논의에 대해 의회 내에서도 많은 비판이 있었고 실현가능성에 대해서도 신뢰하는 이가 거의 없었지만, 양 시도의회가 공동용역비를 승인한 데는 ‘상생’이라는 공동의 목표가 있지 않았을까?

광주와 전남은 뿌리가 같은 운명공동체로 살고 있다. 굵직한 정부 현안에 대해 협력과 공조는 필수이고, 이미 여러 성과를 도출해 냈다. 타 지역들이 메가시티를 구상하고 논의하는 이 시점에 운영과 역할상의 이유로 광주·전남의 ‘상생 발전 1호’ 성과물인 광주전남연구원을 분리시킨다면 양 시도의 현안 대응에 대한 결속력 약화는 물론, 정서적인 유대감도 함께 멀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통합 출범 7년을 갓 넘긴 광전연에 대해 의회와 지자체에서 많은 아쉬움과 문제들은 지적한다. 지리적 차이로 인해 화학적 융합이 될 수 없다는 문제점, 양 지자체의 눈치를 보느라 지역 현안에 대해 눈을 감아버린다는 질타 등 독립 운영을 위한 다양한 명분이 쏟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나주SRF와 광주 군 공항 이전 문제를 거치며 ‘광전연 무용론’이 끊임없이 지적되었다. 연구 성과가 지자체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점은 필자도 수긍한다. 하지만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사안들에 대해 연구원이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먼저 연구환경 조성해야

우리는 광주·전남의 상생과 협력을 위해, 문제점에 대해서는 개선안을 마련하고 또 보안·발전시킬 책임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최선의 방법이 분리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이제 7살이 된 광전연에 대해 광주·전남 발전에 꼭 필요한 연구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기회가 주어지길 희망한다.

많은 사람들이 연구원에 대해 단순 용역수행원 정도로 이야기 하곤 했다. 그만큼 업무의 비중이 연구보다는 위탁용역에 치우쳐 있고, 용역을 수행하지 않으면 광주·전남 출연금만으로는 운영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 책임이 과연 누구 때문이고, 이 글을 쓰는 필자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용역이 아닌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그에 따른 합당한 성과물을 광전연에 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가 다 태운다’는 속담처럼 우리가 그토록 기대했던 광주·전남의 상생·협력이 ‘광전연 분리’라는 작은 빈대 때문에 다 태워지지 않길 바라고, 2015년 광전연 통합 당시의 의미도 다시 한번 돌아보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