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수출과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만큼 글로벌 경제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제를 알기 위해서는 전세계 경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김현욱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지난 20일 홀리데이인 광주호텔에서 열린 전남매일 제5기 CEO경제아카데미 14강에서 ‘최근 경제상황에 대한 판단과 전망’을 주제로 강의를 시작하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 경제가 침체와 공황, 상승을 동반하는 것과 같이 세계 경제도 침체기와 공황기, 상승을 동반하는 사이클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 김 교수는 “나라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으나 지금의 세계경제는 그 골이 얼마나 깊을지는 몰라도 사실상 ‘저점’으로 향하고 있는 상황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기간 각국에서 돈을 많이 풀었고 그 힘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는 완화됐으나 전쟁과 선진국의 금리상승 등으로 고물가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중국의 경기 둔화도 지속되면서다.
특히 중국은 올해 초 ‘제로-코비드’ 정책을 폐기한 이후 내수 중심 경기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으나 최근까지의 경기 지표는 부동산투자와 수출을 비롯해 여전히 저조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실제 중국의 2022년 수출 상위 20개 산업을 대상으로 2022년 1월부터 6월까지와 올해 동기간 수출 금액을 비교하면 태양열 배터리, 자동차 부품, 리튬이온배터리, 자동차, 정제유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수출이 줄어들었다. 중국의 GDP 11%를 차지하는 부동산 산업도 중국 100대 부동산 개발회사의 월간 신규주택 판매실적도 급감하며 중국의 성장률 회복도 상당기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 교수는 “아직까지 중국에 기회는 여전이 있다는 견해도 상존한다”며 “대만과 대한민국, 일본과 같이 중국이 빠르게 성장하다 주춤하는 것일 뿐이라는 주장도 무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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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IMF는 미국 정책금리 하향 조정은 2024년 중반 이후에나 가능할 것임을 시사했다”며 “그러나 미국 가계부문의 소비 확대 여력이 거의 소진된 상태에서 고금리가 지속될 경우 대내외 수요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므로 실물 경기가 부진할 것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급격한 정책금리 인상에 다른 자산가격 급락으로 인해 미국 중소형 은행들의 재무건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은행위기가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위기로 가속화된 탈세계화로 인한 글로벌 교역구조 변화에도 신경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조업 중심의 글로벌 가치사슬이 분절되면서다. 중국과 베트남 또한 임금 상승 등으로 제조업 중심 가치사슬이 경제적 효율성 저하의 한계에 봉착했으며, 경제안보를 위해서도 탈세계화는 피할 수 없는 세계적 흐름이라고 김 교수는 주장했다.
그는 “실제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반도체·과학법 등을 제정해 4대 핵심분야 관련 공급망의 중국 의존도 축소를 지향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기업들 또한 수출국 다변화와 중국의 중간재 자급도 향상에 따라 일부 산업의 단기적 수출 감소를 감당하면서라도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외여건 악화로 인한 수출 부진이 회복세 약화의 주 요인이 되고 있으나 최근 경기 부진은 다소 완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 제조업 생산은 자동차와 반도체 산업에 의해 회복되고 있으나 건설투자의 경우 공사비용 부담 증가로 인해 지방 주택경기 침체 영향은 표면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글로벌 경제의 변동성 심화에 따른 거시경제 및 기업경영 환경 변화를 주시하고 위기 전염 및 재무 위험 요인에 대해 점검 및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