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한해를 돌이켜 보면 전남에서는 농업재해가 어느 해 보다 많이 발생했다. 올봄은 냉해와 일조량 부족, 여름에는 폭우, 가을에는 벼멸구 등에 의한 농업 피해가 10여건 발생했다. 이에 전라남도는 시기별로 피해 상황을 면밀하게 분석해 정부에 농업재해로 인정해 줄 것을 적극 건의했다. 그 결과 농업재해로 인정받아 피해 복구비와 재해 보험금 등 1,700억원이 피해 농가에 지급됐다.

올해 유난히 기승을 부린 기상재해와 농업분야 피해를 두고 일각에서는 온실가스에 의한 지구 온난화 등 이상기후 영향으로 분석하고 있다.

환경부가 지난 6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국가 온실가스 잠정 배출량은 6억7,960만톤으로 추계됐다. 분야별 배출량 비중은 에너지 분야가 86.9%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산업공정 7.5%, 농업 3.1%, 폐기물 분야가 2.5% 순으로 분석됐다.

온실가스 배출 비중 중 농업분야는 3.1%로 미미한 결과를 보이고 있으나 6대 온실가스 중 메탄(CH4)은 주로 농수축산업 분야에서 발생(43.6%)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벼 재배과정에서 사용되는 질소질 비료는 일산화탄소(CO)의 20배, 이산화탄소(CO2)의 250배에 달하는 아산화질소가 배출돼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즉 벼 농사와 노후 농기계 사용, 가축 사육규모 확대에 따는 가축분뇨 및 장내발효, 시설농업의 화석연료 에너지 등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된다는 뜻이다.

우리나라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중간목표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0%를 감축하는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설정·발표했다.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계획에 따라 철강산업은 철광석과 유연탄을 사용, 용해하는 고로를 전기를 이용한 고로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석탄발전소는 화석연료를 줄이고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전기생산을 확대하고 있고, 내연기관 자동차는 전기차 또는 수소차로 전환하고 있다.

따라서 농축수산 분야도 정부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 당장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27.1% 이상인 1,800만톤을 감축해야 한다. 이에 발맞춰 전라남도는 제5차 친환경농업육성 6개년 계획(2225~2030)을 통해 유기농 중심의 저탄소 친환경농업을 확산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화학비료와 유기합성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유기농 인증면적을 2024년 대비 71.7% 많은 3만8,000㏊로 설정하고 추진할 계획이다. 또 벼 재배과정에서 발생되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중간물떼기, 논물 얕게 걸러대기 등 체계적인 논물 관리로 온실가스를 감축할 계획이다. 그 외에도 축산농가는 저메탄 사료 보급, 동물복지 축산농장 육성, 가축분뇨 활용 확대 등을 시행하고 에너지 효율화를 위해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시설농업은 신재생에너지로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정부가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라남도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친환경농업, 즉 유기농업 육성 정책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한다. 전남의 친환경농업은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 하는 아산화질소가 배출하지 않는 농업이다. 농축수산분야 온실가스 감축 정책의 대안이 전라남도가 추진중인 친환경농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소비자도 ‘그린카드’를 이용한 친환경농산물 구매로 온실가스 감축에 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고, 기업 역시 ESG 경영의 일환으로 참여할 수 있다. 지구 온난화는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고, 우리 모두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다. 온실가스 감축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문제라는 데 이견은 없다. 나부터, 지금부터, 작은 것부터 실천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