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기후 변화로 빈번해지고 있는 여름철 집중호우와 태풍 등 자연재난에 대비, 풍수해보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제도 도입 15년이 넘도록 가입율은 여전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남의 풍수해보험 가입률은 절반 수준에도 못미치는 46%에 그치면서 재산상 피해 보상 등을 위한 제도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전남도에 따르면 풍수해보험은 국민이 예기치 못한 풍수해를 입었을 때 재산 피해를 실질적으로 보상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보험료의 일부를 지원해주는 정책 보험으로 2008년 도입됐다.

보험 대상은 태풍, 홍수, 호우, 강풍, 풍랑, 해일, 대설, 지진, 지진해일 등 9개 자연 재난이다. 공동·단독 주택, 농·임업용 온실,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상가·공장 등이 가입 대상이며, DB손해보험 등 7개 보험사를 통해 1년 단위로 가입할 수 있다.

연중 가입이 가능한 풍수해보험의 보험료는 국비 46%, 지방비 9%, 자부담 45%의 구조로 돼 있고, 재해 취약 지역과 경제 취약 계층은 최대 100%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연 1회만 납부하는 풍수해보험은 주택 규모에 따라 보험료의 차이는 있지만 평균적으로 1만5,800원의 보험료를 내야 하고, 가입자들은 재난재해 등으로 피해를 입었을 경우 최대 7,200만원의 보험비를 받을 수 있다.

가입 모수는 행안부에서 선정하는데 주택의 경우 상대적으로 재해발생 위험이 높거나 지방세를 내는 단독주택 등을 1차 가입 대상으로 삼고 있고, 모수에 해당되지 않더라도 가입은 가능하다.

도내 주택의 풍수해보험 가입률은 2021년 46.5%, 2022년 45.8%, 2023년 46.4%로 수년 동안 40%대에 머물러 있다.

온실은 2020년 10.6%를 기록했다가 2021년 6.3%, 2022년 6.2%, 2023년 3.7%에 그치며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상가·공장은 2021년 6.2%, 2022년 24%, 2023년 13.2%를 기록했다.

전남도는 2021년 2억5,000만원, 2022년 2억3,000만원, 2023년 2억5,000만원의 보험료를 지원했다.

이런 가운데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 재난·재해가 매년 늘어나고 있고, 특히 올해는 극한 호우와 태풍이 잦을 것으로 예보되면서 풍수해보험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의무보험’이 아닌 원하는 사람만 가입하는 ‘임의 보험’으로 풍수해를 입은 경험이 없거나 위험 지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또 1년마다 보험을 갱신해야 하는 불편함과 낮은 보험료지만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점, 재난지원금과 중복 지급되지 않는 점 등이 보험 가입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온실의 경우 농작물 재해보험 등과 같은 다른 보험과 중복 지급이 되지 않는 구조적 문제도 대두된다.

이에 전남도는 풍수해보험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가입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함께 보다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다른 광역 지자체와 비교해보면 가입율이 낮은 정도는 아니다”면서 “매년 재가입해야 하는 불편함 등 때문에 가입률이 정체되는 것으로 보여지는데 앞으로 적극 대면 홍보 등을 통해 가입률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은 재난·재해로 지난 2020년 2,024억원 규모의 막대한 피해를 입었고, 2021년 304억 5,000만원, 2022년 73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321억원의 피해를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