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없이 중앙아시아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 광주 광산구 고려인마을이 역사, 문화, 체험이 가득한 관광 명소로 거듭난다. 광산구가 고려인마을 여행의 즐거움과 매력을 높일 다양한 활성화 시도에 나서면서 이달부터 월곡동 고려인마을 방문객을 위한 마을 탐방코스 ‘고려인 골목여행’정식 운영을 시작했다.

4일 광산구에 따르면 ‘고려인 골목여행’은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중앙아시아 역사테마 관광지구 조성 사업’의 하나로, 고려인 강제이주 역사와 항일·문화운동 등 고려인 역사·문화를 소재로 기획한 고려인마을 탐방프로그램이다.

광산구는 고려인동포를 비롯해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주민이 모여 사는 월곡동의 문화적 특성과 독보적인 개성을 살려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중앙아시아 역사테마 관광지구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고려인 골목여행은 이를 본격적으로 실행하는 신호탄이 되는 사업이다. 지난 7~8월 2개월간 시범 운영을 거쳐 지난 1일 정식 운영을 개시, 오는 11월까지 진행한다. 역사 해설이 중심이 되는 월곡고려인문화관 ‘결’(이하 고려인문화관)과 직접 걸으며 눈으로 보고 느끼는 마을탐방 코스를 기본으로 고려인마을에서 중앙아시아를 경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가미한 것이 특징이다.

코스는 △어린이 동반 △학생 단체 △성인 △외국인 등 대상별 코스 4개와 야외 미션(임무) 게임 ‘독립자금을 전하라’로 구성한 특별 코스 1개가 있다. ‘중앙아시아 의상 입기’와 러시아 전통인형 ‘마트료시카 꾸미기’, 고려인 전통음식 ‘당근김치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으로 여행의 재미를 높일 예정이다. 특별 코스 ‘독립자금을 전하라’는 고려인마을 주요 장소를 돌며 미션을 수행하는 놀이 형식으로, 탐방객들의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

3개월간 운영하는 고려인 골목여행에는 총 1,600여 명이 참여할 수 있다. 참가비는 여행자 보험비용과 고려인마을 선·이주민 운영 상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쇼핑 쿠폰(5,000원)이 포함된 9,900원이다.

광산구가 9월부터 ‘고려인마을 골목여행’ 정식 운영을 시작했다. 사진은 지난 7~8월 고려인마을 골목여행 시범 운영에 참여한 관광객들. 광산구 제공

고려인 전통음식을 직접 해보고 맛볼 수 있는 쿠킹클래스도 열린다. ‘마트료시카(러시아 전통 인형)’ 모양 쿠키, ‘리뾰시카(화덕 빵)’, ‘마르코프차(당근김치)’, ‘쁠롭(볶음밥)’, ‘샤슬릭(꼬치구이)’ 등 10여 종의 다채로운 고려인 대표 먹거리를 만들고 맛볼 수 있다.

7일부터 11월 9일까지 매주 토요일 총 20차시 운영한다. 회차당 15명을 선착순 모집하며, 신청 예약 시 요리 재료 낭비와 무단 불참 방지를 위해 보증금 5,000원을 받는다. 신청은 배우랑께 누리집(https://edu.gwangsan.go.kr)에서 할 수 있다.

광산구는 역사·문화 관광 명소로 고려인마을의 새 전성기를 열기 위해 지역주민을 중심으로 한 마을해설사 양성, ‘주민관광청’ 운영, 고려인 이주역사 공연 콘텐츠 개발 등도 추진 중이다. 또 고려인문화관이 소장한 1만 2,000여 점 고려인 역사 유물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나섰다. 이와 관련, 고려인문화관은 지난 8월 유네스코 산하 국제기록유산센터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은 “대한민국 최초의 고려인동포 집성촌인 고려인마을은 세계 고려인 연대의 거점으로 성장하며 광산구를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했다”며 “고려인마을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역사·문화 관광의 명소로 만들어 지역 활성화의 새로운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