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금남로 거리가 쿵쾅거릴 예정이다. 보기 힘든 특별한 공연이 기다리고 있어서다. 오는 21일 2024 광주프린지페스티벌 서막을 알리는 ‘아스팔트 부르스’가 그것. 이 공연은 금남로라는 역사적 장소에서 광주 시민들이 소리 맞춰 특별한 감동을 던져줄 예정이다. 여기서 금남로는 더 이상 도로가 아니다. 사회적 이슈에 대해 공동 목소리를 내는 광장으로 바뀐다.

‘아스팔트 부르스’는 대규모로 시민들이 참여해 꾸미는 이동형 거리극이다. 금남로 1가에서 3가까지 이동하며 진행된다. 시민 200여 명이 참여해 60분짜리로 엮어진다. 모두 5장으로 구성된다. 5·18 이후 광주 시민들이 함께 저항하고 연대하면서 해방을 맞이하는 과정을 담는다. 공연 중 물과 꽃가루, 크레인 등 특수 장비를 활용해 환상적인 공간을 연출한다. 공중무대를 만들어 관객들에게 독특한 시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거리극 특징은 시민들이 예술인들과 함께 만들었다는 점이다. 지난 8월 광주 시민 대상으로 참여자를 모집한 결과 130여 명의 시민과 30여 명의 전문 연주자가 모였다. 이후 구슬땀을 흘리며 제작된 이 공연은 130개 징이 만들어내는 강렬한 울림으로 관객들에게 색다른 퍼포먼스를 선사한다. ‘지이잉…’ 웅장한 징소리 울림이 귀를 덮고 온 거리에 울려 퍼진다. 이는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주제인 ‘판소리, 모두의 울림’을 거리공연으로 표현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공연 첫 번째 장 주제는 ‘환대’다. 7개 광주 예술단체가 금남로 곳곳에서 관객들을 맞이하며 다채로운 무대를 펼쳐낸다. 현대무용, 한국무용, 스트릿댄스 등 다양한 장르의 무용이 관객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두 번째 장 ‘아스팔트 부르스’는 금남로 일대를 배경으로 한 대규모 거리극이다. 공연 주제는 ‘너를 만나고 싶어’로, 일상의 통제에 맞선 시민들이 저항하고 연대하면서 해방을 맞이하는 과정을 그린다. 비상무용단, 나빌레라 예술단, 빛고을 댄서스 등의 단체가 참여해 다양한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외 퍼커션 팩토리와 현악 4중주를 연주하는 모마드 등 예술단체들이 참여해 무대를 꾸민다. 이 공연은 모두 함께 만들고 호흡을 같이함으로써 깊은 의미와 가치를 창출한다. 시민들이 결코 관람객에 머물지 않는다. 직접 공연 주체가 돼 예술을 생산한다는 점에서 매우 특별하다.

‘아스팔트 부르스’는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의 주제와 관련이 깊다. 올해 주제는 ‘어쩌다 마주친 ㅇㅇㅇ’으로, 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공연을 통해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예술을 만나는 기회를 갖게 된다. 이는 삭막할 수 있는 회색 도시 안에서 예술이 어떻게 시민들과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모멘텀이 될 듯하다.

2024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은 21~22일 광주 비엔날레 일대와 금남로에서 펼쳐진다. 28~29일 광주광역시청 야외음악당에선 ‘스트릿댄스축제’가 벌어진다.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광주 시민들은 예술로 가득 채워질 거리와 광장를 만나게 되며 가슴벅찬 감동을 맛보게 될 전망이다.

‘아스팔트 부르스’는 공연이지만 단순한 공연일 수 없다. 예술을 통해 시민들이 서로 소통하고 연대하는 마당이 된다. 광주는 이 공연을 통해 예술적 향기가 가득 퍼지는 도시, 시민들이 예술을 호흡하며 일상이 행복해지는 도시로 탈바꿈을 시도하게 된다. 친한 사람, 가까운 사람, 보고 싶은 사람들끼리 21일 토요일 오후 금남로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하기 바란다. 금남로 거리가 프린지 페스티벌과 함께 짙은 가을 색으로 물들어 간다. 거기, 그 거리에서 쿵쾅쿵쾅 예술이 주는 감동에 가슴이 벅차오르는 시간을 갖게 될 것임은 물론이다. 문화도시 광주의 금남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