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수상을 기념하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다만 정부의 긍정적인 답변을 받은 기념관 건립은 작가 측의 고사로 무산됐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14일 기자들과의 차담회를 갖고 “책을 많이 읽고 많이 사 작가에게 도움이 되는 광주를 만들어 달라는 한강의 부친 한승원 작가의 요청이 있었다”며 “시민 1인당 1권의 책을 구입할 수 있도록 바우처를 지급하는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강 시장은 “광주시민 150만명에게 연간 1만5,000원씩 지원하면 220억원 가량의 예산이 필요하다”며 “선거법 등 현행법상 바우처 지원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추후 방법을 강구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광주 르네상스 위원회(가칭)을 구성해 융복합 문화 콤플렉스 조성에 대한 구상을 밝힌 강 시장은 “위원회를 통해 독립 서점 활성화 대책과 2026년 전국도서관대회 개최 등 여러가지 사업을 논의할 계획이다”며 “노벨상 시상식(12월 10일)에 맞춰 어떤 축하행사를 해야할 지도 고민하고 준비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강 작가의 광주 초청 계획을 묻는 질문에 난색을 표한 강 시장은 “개인적으로 내년 5·18 민주화운동 45주년 행사의 구호가 ‘한강이 온다’로 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봤다”며 “광주가 한강 작가에 발맞춰 가줄 수 있을까 고심하다 작가의 뜻을 반영한 아버지의 의견을 받아 인문학 지평을 넓힐 수 있는 방향을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고 언급했다.

강 시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한강작가가가 노벨 평화상과 문학상을 받았다는 것은 광주·전남이 평화와 문화 예술 중심도시라는 것을 전세계에 보여준 것이다”며 “이 유산을 다양한 방법으로 구현해 지역의 또다른 에너지로 전환시킬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보겠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광주시는 건축 중인 광주대표도서관·하남도서관, 유치 추진 중인 국회도서관 광주분원 등 공공 도서관을 확대하고 광주 인문학 산책길을 조성해 ‘소년이 온다’북카페도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한강 작가측은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자신의 이름을 딴 기념관, 문학관 등 건축물 설립을 극구 사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시장은 유인촌 문화체육부 장관과 통화에서 기념관 등 대형 프로젝트를 도울 의사를 확인하고 정부에 건의하는 방식으로 추진하려 했으나 작가 본인 뜻을 반영한 아버지의 의견을 받들어 기념사업 방향을 수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