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비만약으로 불리는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한국에 출시되면서 광주지역 병·의원과 약국 등에서도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 일론 머스크 등 유명인들이 실제 효과를 본 사례에 입소문이 나면서 구매 문의가 빗발치고 있으나, 대다수가 치료가 아닌 미용 목적으로 투약하는 등 약물 오·남용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1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위고비 국내 유통을 담당하는 쥴릭파마코리아가 전날부터 병·의원과 약국을 대상으로 위고비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위고비는 펜 모양 주사기 1개와 주삿바늘 4개가 한 박스로 주 1회, 1개월씩 투여하도록 제조된 전문 의약품이다. 0.25㎎, 0.5㎎, 1㎎, 1.7㎎, 2.4㎎ 등 5개 용량으로 구성돼 있다.

위고비는 전문 의약품인 만큼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한다. 위고비는 초기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인 성인 비만 환자 또는 BMI가 27㎏/㎡ 이상 30㎏/㎡ 미만 과체중이면서 고혈압 등 1개 이상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처방될 수 있다.

위고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유명 인사들이 투약하며 유명해졌다.

광주지역 병·의원과 약국들에서도 앞다퉈 위고비 물량을 확보했으나, 유통된 물량이 제한적이면서 금세 동이 나기도 했다.

실제 이날 광산구 한 약국에선 5개의 위고비 물량을 확보했으나, 오전에 모두 팔렸다. 해당 약국 관계자는 “오전 내내 위고비 관련 문의 전화가 쏟아졌다”며 “오후에도 추가로 5개 정도 물량을 들여놓을 예정이다. 지금은 제한적인데 매진되지 않게 넉넉히 재고를 들여놓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서구의 한 약국도 쏟아지는 문의 전화에 ‘이미 매진됐으나 다음 날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사전 예약을 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었다. 이날 이 약국에서는 25개의 물량을 확보했지만, 오후 1시께 판매를 완료했다.

약국 관계자는 “냉장 보관해야 하는 제품이고, 도매 과정 유통도 까다롭기 때문에 보관 장소 등이 협소해 물량을 조금만 주문했는데, 전국에서 문의가 쏟아져서 깜짝 놀랐다”며 “내일부턴 넉넉히 물량을 확보할 예정이라서 언제든지 구매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현재 예약도 수십 건이 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일부 의원들이 위고비 물량을 확보했다며 블로그 등을 활용해 홍보하거나 위고비 가격과 판매처를 정리한 글도 등장했다.

한 비만클리닉 전문의원에 직접 문의해보니 “아침부터 위고비를 처방받을 수 있냐는 문의가 이어졌다. 지금 예약을 하면 다음 주나 돼서야 처방이 가능하다”며 “도매 물량 확보가 아직 원활하지 않아서 예약이 밀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의료계에서는 위고비 출시에 따른 약물 오·남용과 부작용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광주지역 한 가정의원 교수는 “해외에서는 설사, 두통, 췌장염, 우울증 등의 위고비 부작용이 보고된 상태다. 드물게 췌장염이나 담석, 신장 기능 이상이 생기는 경우도 보고됐다”며 “환자들에게 부작용에 대해 충분히 알리는 것이 우선이다. 미용이 아닌 치료 목적으로 약품이 활용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