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이 추진중인 산불진화용 헬기 도입에 차질이 발생하는 등 산림 재난 대응에 빨간불 켜졌다.

산불진화용 대형헬기는 제작사로부터 계약 취소 통보를 받았고, 현재 사용중인 중형헬기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부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는 등 총체적 난국에 빠졌기 때문이다.

국회 농해수위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영암·무안·신안)이 16일 산림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대형헬기 제작사와의 공문 일체’ 자료에 따르면 산림청은 대형헬기 제작사로부터 일방적 계약 파기 통보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7월 헬기 제작사인 에릭슨은 공문을 통해 산림청에 계약 종료 의사를 전달했다. 에릭슨은 제품별 세부 인증계획 승인을 미국연방항공국으로부터 받아야 하는데, 6개월 이상 처리되지 않아 산림청에 계약 해지 의견을 전했다. 에릭슨은 계약을 위해 납부한 보증금 20억원의 반환도 요청했다.

이런 가운데 산림청이 보유한 중형헬기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부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제때 정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중형 헬기의 내구연한 임박으로 2030년이면 모두 사용 제한된다.

또 공군의 고정익 항공기를 임차해 물탱크를 부착하는 예산을 편성했으나, 공군과 협의없이 진행한 탓에 무산됐다.

더욱이 대안으로 보급되는 헬기인‘재제작’ 제품은 중고인 탓에 유지·관리를 비롯한 국민의 안전까지도 우려된다. 재제작 제품은 동체는 그대로 놔두고 제작사가 엔진과 기어박스 등 부품을 신품으로 교체한 후 안전성 검사를 마치고 납품한 것이다.

현재 산림청이 보유한 대형헬기인 s-64 7대 모두 재제작 제품으로 1967~1968년에 제작된 것으로 고장이 잦다. 지난 2020년부터 2022년 3년간 s-64는 21건의 고장이 발생했다. 2022년 3월 강원 강릉·동해, 5월 경남 밀양 산불 당시에도 고장으로 인해 각각 2대와 4대가 출동하지 못했다.

서 의원은 “산불의 발생 빈도가 잦고 피해가 심화됨에 따라 대응 정책을 비롯한 장비도 이를 뒷받침해야 하는데, 산림청의 장비 수준은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라며 “고정익 항공기에 물탱크를 부착하는 계획이 무산된 상황에서 대형헬기마저 확보하지 못해 결국 산불진화 대응체계에 공백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림청 헬기는 매년 지적되어온 문제인 만큼 철저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며 “방위사업처럼 10년 단위 등 중기계획에 기반한 헬기를 일괄 구매하는 계약 방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