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에 대한 사회적 추모 분위기가 확산하는 가운데 조문객들의 애도하는 마음이 담긴 손편지 등 추모 물품에 대한 보존 방안을 마련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각 지체별로 마련한 분향소에 추모 물품 등이 가득 쌓이고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분실되거나 폐기될 우려가 있는 만큼 참사의 교훈이 잊혀지지 않도록 영구적인 보존과 관리체계 일원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8일 광주시·전남도 등에 따르면 무안국제공항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계단 난간에는 ‘추모의 계단’이 조성돼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마음을 담은 손편지 등이 가득 채워져 있다. 사고 현장 철조망으로 둘러진 공항 울타리에도 시민들이 둔 추모 엽서와 꽃 등이 놓여있다.

전남도는 추모의 계단과 계단 손잡이에 빼곡히 붙어있는 손편지의 훼손 우려에 최근 무안공항 1층에 보드판을 운영하려했으나 설치하던 중 광주시 소속 직원이 부상을 입어 운영을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 1층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도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면서 추모 물품이 가득 쌓이고 있다.

이날 분향소 벽에는 추모 메시지를 담은 포스트잇이 100여개 가량 가득 채워져 있었고, 광주시는 오후 9시까지 분향소를 운영한 뒤 벽에 붙어진 포스트잇을 회수해 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일 회수한 포스트잇과 방명록은 날짜를 기입한 종이 봉투에 담아 광주시 총무과 사무실에 보관 중이며, 광주시 홈페이지에 개설한 ‘온라인 분향소’에 손편지 내용을 옮겨 추모글을 올리고 있다. 광주 기초자치단체도 구청 내 합동분향소 운영이 끝나는 오는 12일을 기점으로 방명록을 수거해 별도 보관할 것으로 알려졌다.

추모 물품은 참사의 아픔을 잊지 않고 고인에 대한 기억을 간직하며 위로와 치유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마음이 담긴 추모 물품이 지자체별로 제각각 관리되고 있어 분실되거나 폐기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기우식 학동참사시민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참사의 슬픔을 가장 크게 느끼는 유가족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그 의견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가 추모 사업의 핵심이다”며 “이번 참사는 단순한 슬픔을 넘어 안전 사회를 위한 새로운 계기로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옥자 4·16기억저장소 사무국장은 “추모 메시지를 포함한 세월호 참사 관련 모든 기록물을 4·16기억저장소에서 전문 기록 연구자가 체계적으로 항온항습이 유지되는 서고에 정리해 보관하고 있다”며 “12·29 제주항공 참사 추모 물품 또한 소중한 기억과 역사의 일부이기 때문에 전남도 또는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협의회에서 주도적으로 이러한 물품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보존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와 전남도는 유가족 대표단과 논의를 거쳐 추모 물품에 대한 보존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전남도 관계자는 “현재 무안공항 분향소에는 직원들이 상주해 손편지 등 추모 물품을 관리하고 있다”며 “오는 11일 유가족 전체 회의에서 무안공항 분향소 운영 기간 등에 대해 논의를 거친 후 추모 물품 관리의 방향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안국제공항 관계자는 “공항 내 손편지 등 추모 물품은 전남도에서 전담하고 있다”며 “계단에 붙여져 있는 손편지의 경우 훼손될 수 있어 다른 공간으로 손편지를 이전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최환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