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학동 붕괴 참사 현장의 철거 공사 수주 업체 측에 입찰 가액을 미리 알려준 HDC 현대산업개발(현산) 간부에게 징역형에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소속 임직원의 법 위반행위를 방지할 책임을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 현상에도 벌금형이 내려졌다.

광주지법 형사3단독 한상원 부장판사는 17일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현산 간부 A(57)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공사 수주 업체 한솔기업 대표 B(54)씨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등을 각각 선고하고, 2명 피고인에게 160시간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사측인 현산에는 1억원 벌금형을 선고했다.

현산 간부 직원인 A씨는 철거건물 붕괴 참사가 발생한 광주 학동4구역 철거 공사업체 선정에서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2개 업체를 지명해 입찰을 진행하며, B씨의 한솔기업에 구체적인 입찰 가액을 알려준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입찰에서 탈락한 다원이앤씨가 문제를 제기하자, 한솔기업과 다원이앤씨는 참사 현장 일반건축물 철거공사를 7대 3의 비율로 이익을 나누기로 이면계약을 맺고 불법 재하도급해 철거공사를 하다가 참사를 발생시켰다.

한 부장판사는 “A씨는 한솔기업 측에 철거 공사 금액을 알려주는 방법으로 입찰 방해 행위를 했다”며 “현산 측은 A씨의 법 위반 방지하기 위한 주의·감독을 게을리한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B씨에 대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해당 법이 제한하는 사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번 재판은 2차례나 변론이 재개되고 선고기일이 8차례나 연기되면서 2023년 7월부터 재판이 시작됐으나 1년 6개월 만에 1심이 종결됐다.

‘학동 붕괴참사’는 2021년 6월 9일 광주 학동4구역 철거 현장에서 지상 5층·지하 1층 규모 건물이 무너져 시내버스를 덮쳐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사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