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대형마트는 이곳만 다녔어요. 어렵다는 소식에 걱정했는데 평소와 같아 다행이고 빨리 정상화됐으면 합니다.”

대형마트 홈플러스가 기업 회생 절차 개시가 결정된 지 열흘 여 지난 13일 광주시 북구 두암동 홈플러스 동광주점은 평소와 다름없이 정상영업중이었다. 직원들도 여느 때와 같이 매대·카트 정리 등에 분주했고 호객행위로 시끌벅적한 모습도 그대로였다.

평일임에도 메인인 푸드마켓은 물론 식당, 화장품샵, 의류매장, 심지어 약국과 세차장까지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최근 문을 닫은 홈플러스 계림점 손님까지 유입되며 오히려 평소보다 더 문전성시를 이뤘다.

연중 최대 행사인 ‘홈플런’ 이벤트가 진행돼 카트와 장바구니엔 물건이 한가득 담겨있었다. 다 팔려 다시 물건을 다시 채우는 곳 이외에 텅 빈 매대는 보이지 않았다.

광주 북구의 유일한 대형마트인 만큼 방문한 소비자들은 주로 북구 주민이 많았다. ‘홈플러스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방문했다’는 주민도 있어 인상적이었다.

각화동 주민 강 모씨(64)는 “월드컵 끝나고 나서 처음 왔던 기억이 난다. 20년 넘게 대형마트는 이곳만 다닌 만큼 정이 든 모양이다”면서 “여러 식자재마트가 많이 생겼지만 집에서는 여기가 제일 가깝고 편하다. 빨리 정상화가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문흥동 주민 김 모씨(57)도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돼 종종 이용중이지만 눈으로 보고 질좋은 상품을 고르기 위해 대형마트에 애정을 갖고 더 방문하는 편”이라며 “걱정했는데 막상 오니 손님도 많고 불편한 점이 없어 다행이다. 기업 사정은 고려안하고 계속 방문할 예정”이라고 웃음지었다.

입점 점포들의 정산 문제에 대해서 대부분 점주들은 말을 아꼈다. A 프렌차이즈 직원은 “평소와 똑같이 영업하고 있다. 점장님도 회생 절차 상황에 대해 자주 전달해주는데 미정산이나 퇴거 등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B 프렌차이즈 점주는 “임대료만 지불하고 영업하는 우리와는 상관 없는 일이긴 하다. 주변 점주들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긴 하는데 아직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정산일이 오래 남은 일부 업주나 이곳에 납품하는 지역기업들은 초조한 모습을 보였다.

C 업체 점주는 “곧 정산일인데 최근 회사측이 ‘이번달은 50%만 정산될 수도 있다’고 통보했었다. 자세한 설명을 요구하니 ‘본사에서 해결중’이라는 원론적인 답만 돌아와 답답하다”면서 “또한 손님은 그대로니 수요는 있는데 판매금을 온전히 못받을까봐 본사에 발주해도 물건을 잘 보내주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전남의 D 식품 제조업체는 “말일이 결제일이라 아직 시간이 남았다. 불안하긴 하지만 문제가 없다는 말만 믿고 있다”면서 “티메프 사건이 터진 지 얼마 안돼 또 이런 사태가 났다. 일각에서 대형 업체와 달리 중소기업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데 영세업자가 대부분인 만큼 더 상세한 안내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글·사진=홍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