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18민중항쟁 45주년 기념행사는 ‘아! 오월, 다시 만난 오월’이라는 슬로건 아래 ‘민주주의 대축제’로 펼쳐진다.

제45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이하 행사위)는 12일 오전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행사 개최 준비에 들어갔다.

행사위는 이날 발표한 출범선언문을 통해 “지난해 겨울 ‘비상계엄’이라는 이름으로 국민을 향해 또 한번의 헌정질서 파괴와 민주주의 말상이 시도됐다”며 “45년 만에 부활한 계엄은 오월이 과거가 아닌 현재임을 일깨웠다. 제대로 청산되지 않은 과거는 미래를 위협하고, 5·18의 희생으로 얻은 일상의 민주주의는 소중함을 더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5월 우리는 ‘계엄 세대’로 새로운 세대 통합을 이루고 오월 정신이 민주주의의 뿌리임을 증명할 것이다”며 “광장의 주역으로 나선 청년들이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연대하며 오월의 빛이 사회적 약자를 비추는 등대임을 보여주겠다”고 선언했다.

광주·전남 지역 주요 기관 단체장, 행사위원장단, 참가단체 대표자, 고등학생, 대학생, 시민사회단체 등 각계각층의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출범식은 다채로운 공연과 퍼포먼스로 채워졌다.

시립국악관현악단, 광주시립창극단, 광산구립합창단, 동구합창단 등이 참여한 대규모 주제 공연 ‘평화를 향한 역동과 진혼’은 진도 씻김굿을 모티브로 서양적 레퀴엠과 한국적 레퀴엠을 조화시켜 5·18민주항쟁 희생 영령들을 추모하는 장엄한 무대로 꾸며졌다.

배우 지정남의 시 낭독과 성악가 남연우의 가곡 공연 ‘나 하나 꽃 피어’는 5·18민중항쟁의 기억으로 내란과 싸운 최근의 현실을 형상화하며 오월 광주의 민주주의 희생정신이 세대를 넘어 계승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기념행사는 오는 5월 15일부터 27일까지 광주 도심 곳곳과 5·18민주묘지 일원에서 진행된다.

행사위는 올해 기념행사를 광주시민들과 함께 만들어가기 위해 시민난장, 오월 연극제, 민주주의 대합창 등 다양한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올해는 금남공원 사거리에 메인 무대를 설치해 5만~10만 명의 시민들이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고, 오월 광주시민대행진 출발 지점을 6곳으로 확대해 시민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할 계획이다.

오는 5월 17일 오후 1시부터 시민난장, 민주평화대행진, 민주주의 대축제(전야제), 대동한마당 오월 풍물굿, 민주주의 승리를 위한 국민대회, 소소한 난장(디제잉, 버스킹, 토론, 마당극, 발언 등)등이 1박 2일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18일에는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정부 공식 기념 행사가 진행되고 이어 오후에는 광주 금남로 일대에서 민주대성회, 광주인권상 시상식이 열린다.

이외에도 5월 15~17일 2025년 세계인권도시포럼, 5월 20일 민주기사의 날, 5월 24일 전남매일이 주관하는 제25회 5·18마라톤대회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개최된다.

행사위는 이 기간동안 5·18민중항쟁의 헌법 전문 수록 촉구와 함께 세월호, 이태원,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들을 초청해 사회적 연대를 강화할 계획이다.

행사위는 “‘오월 광주, 민주주의 대축제’를 통해 5·18 기념행사의 전환점을 만들고자 한다. 우리는 80년 5월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오월 정신을 계승하며, 시민들의 열망을 모아 민주주의 승리의 환희를 나눌 것이다”며 “민주를 사랑하는 모든 국민이 오월 광주에서 만나 5·18의 역사와 가치를 영원히 기억하고 계승할 수 있도록 관심과 참여, 격려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오병윤 행사위 상임위원장은 “봄이 오기를 기다리며 광장에 매일같이 나오고 있는 시민들의 염원을 담아 제45주년 5·18민중항쟁 기념행사를 새로운 시대를 여는 민주주의 대축제의 장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