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결정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광주지역 각계각층에서 ‘윤석열 즉시 파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 노동계, 종교계는 13일 오후 광주시 동구 금남로 5·18민주광장에서 릴레이 기자회견을 갖고 헌재에 윤 대통령의 빠른 파면 결정을 촉구했다.

이날 오후 2시 가장 먼저 기자회견에 나선 전국공무원노조 광주지역본부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는 미리 준비한 시국선언문을 통해 “우리는 이번 사법부의 내란수괴 윤석열의 석방을 보면서 대한민국 곳곳에 내란 잔당세력들이 암약하고 있는 실체를 확인했다. 사법부와 검찰의 행위는 국민과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도전으로 결코 이며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사법부와 검찰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들은 “윤석열 내란으로 인한 혼란을 수습할 방법은 단 하나뿐이다”며 “헌법재판소는 하루빨리 선고일을 확정하고 신속하게 윤석열을 파면하라”고 촉구했다.

김현주 전교조 광주지부장은 시국선언문 낭독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파면은 학생들을 혐오와 차별, 거짓으로부터 보호하는 길이다”며 “헌재는 지금 당장 윤 대통령을 파면해 교직사회와 학생들이 불안한 상황에서 벗어나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오후 2시30분 오월민주여성회, 광주여성의전화, 광주여성센터 등 여성단체들이 나서 시국선언문낭독과 기자회견을 이어갔다.

이들 단체들은 “윤 대통령 석방은 대한민국 헌정 질서를 무너뜨리고 민주주의를 위협한 심각한 사태다”며 “헌재가 즉각 윤석열의 파면을 결정하는 것만이 민주주의를 지키는 유일한 길이다”고 주장했다.

오월여성회 회원인 김종분씨는 “윤 대통령 집권 기간 여성과 성평등이 국가 정책에서 삭제돼 성평등이 후퇴하고, 여성과 소수자의 권리가 철저히 짓밟혀왔다”며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망언으로 여성의 현실을 부정하고 여성가족부 폐지 시도, 젠더폭력 피해자 지원 예산 삭감 등 반여성·반인권적인 행보를 지속해 왔다”고 지적했다.

오미란 전남대학교민주동우회 회장은 “혐오와 차별을 기반으로 성장한 극우세력은 윤 대통령 석방 이후 더욱 활개를 치고 있으며 여성 인권과 권리 증진, 성평등을 말하는 것조차 공격받는 사회가 됐다”며 “민주주의와 성평등, 인권을 위해 싸워온 여성운동의 역사를 잊지 않는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즉각 파면을 결정하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를 지키는 유일한 길임을 명확히 한다”고 말했다.

장세레나 광주여성회 대표는 “법과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바라온 국민들은 만인 앞에 평등한 법이 지켜지지 않는 것을 두 눈 뜨고 지켜보고 있다”며 “힘 있는 자의 편인 법이 특정 인물과 집단을 위해 마음대로 해석되고 적용되는 것을 보며 변질된 대한민국 사법부와 검찰의 실체를 생생하게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분노했다.

오후 3시 광주·전남지역 종교계가 릴레이 기자회견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광주NCC, 전남NCC, 광주불교신도회, 원불교환경연대 등은 ‘윤석열 파면 촉구 광주·전남 종교인 입장발표문’을 통해 “12·3계엄으로 국가적 혼란과 위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지귀연과 심우정의 합작품으로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이 감옥에서 풀려나 활보하고 내란극우세력의 준동이 극에 달하고 있다”며 “지금 수많은 국민들은 근심과 걱정으로 불안, 불면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우리 종교인들은 이런 위기상황에서 헌법재판소가 조속히 탄핵심판 청구에 대한 결정을 내려 국민들의 안정과 경제 회복, 심각한 헌정 혼란상황을 종식시킬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광주 NCC 회장인 조규성 목사는 “헌법재판소가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고 엄정한 판단을 내림으로써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수호하는 책무를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 믿는다”며 “헌법재판소가 피 청구인 윤석열에 대한 탄핵 결정을 조속히 내려 헌정 질서를 회복하고 우리 사회의 민주적 가치를 수호하기를 다시 한번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