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해보고 싶었다”는 10대 청소년들의 위험천만한 만행은 하루 만에 끝났다.

중·고등학생인 A군(17) 등 3명은 지난 7일 새벽 광주 북구 운암동 한 교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평소 교인들이 언제든 자유롭게 와서 기도를 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뒀던 터라 이들은 손쉽게 교회에 들어갔다.

열려있던 예배당과 달리 사무실 문은 굳게 닫혀있었지만, 이들은 몇 차례 힘으로 밀어붙인 끝에 문을 열었다.

사무실 안을 이리저리 살펴보는 동안 이들의 눈에 든 건 자동차 열쇠였다.

세 사람은 곧장 열쇠를 챙겨 나가 주차된 스타렉스로 향했고, 손쉽게 시동을 걸어 운전하기 시작했다.

운전이 익숙지 않았던 탓에 얼마 가지 않아 구조물에 여러 차례 부딪쳤고, 엉망이 된 차는 방치된 채 운암동 한 도로에 버려졌다.

그러나 10대 청소년들의 호기심은 그치지 않았다.

다음날인 8일에도 이들은 다시 교회를 찾았고, 같은 방식으로 카니발 열쇠를 훔쳐 차를 몰고 달아났다.

이들은 무면허 상태로 광주 도심을 활보하는가 하면 고속도로를 타고 전남 화순, 담양, 전북 전주를 거쳐 김제까지 약 100㎞를 운전했다.

차량 도난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이들의 뒤를 쫓았고, 카니발을 훔친 지 21시간 만인 지난 8일 오후 11시 30분께 마지막 행선지인 김제에서 미리 대기하던 경찰이 차를 세우려 했지만 10대 청소년들의 폭주는 멈추지 않았다.

경찰은 긴급히 사이렌을 울리며 카니발을 뒤쫓았고, 30㎞ 도주극을 벌이는 과정에서 이들이 인도와 차도 경계석을 몇 번이고 올라타는 곡예 운전을 펼치다 앞 타이어에 펑크가 나면서 차량이 멈춰 섰다.

결국 10대 청소년들은 범행 하루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지인 관계인 A군 일당은 “차를 운전해보고 싶었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

조사 결과 제일 나이가 많은 A군이 운전대를 잡아 도주했고, 별다른 인명 사고를 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세 사람을 특수절도 혐의로 입건한 한편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무면허인 청소년들이 차를 몰다 자칫 인명사고를 낼 수 있어 신속하게 검거했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