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전 잔인했던 4월이 또다시 찾아왔다. 제주로 수학여행을 떠나던 학생 등을 포함해 304명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 모두가 탄식했고 가슴 아파했던 그 기억이 세월의 흐름을 망각한 채 살아있는 이들에게 여전한 부채의식으로 또렷하게 되살아나고 있다. 잊지 않겠다던 그 약속을 되새김질이라도 하듯 세월호 참사 11주기를 맞아 광주와 전남지역에서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 행사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9일 4·16재단 등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목포와 광주에서 기억 전시회와 사진전이 각각 열리고 있다. 목포 통 갤러리에서 열리는 전시회에는 전남 및 목포지역 작가들의 세월호 추모작품이 전시됐다.

광주가톨릭 갤러리 현에서 진행되는 김정호 작가 사진전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희생자들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진솔하게 투영하고 있다. 전시회는 오는 16일까지 진행된다.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분향소도 설치된다.

세월호광주시민상주모임은 오는 12일부터 16일꺄지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고 시민 추모객을 받는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되며, 자원봉사자 2명이 상주할 예정이다.

시민들은 이곳에서 노란 리본에 추모의 마음을 담은 글귀를 적거나 헌화와 분향을 통해 11년전의 아픔을 되새기며 안전한 세상을 염원할 예정이다.

오는 12일 오후 2시께 5·18민주광장에서 청소년들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하는 ‘광주 청소년기억문화제’가 열려 의미를 더한다.

‘청소년 기억문화제’는 청소년들이 직접 기획한 춤과 노래로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노란 팔찌 만들기 체험 부스가 운영되며, 반복되는 사회적 참사에 대한 근본적인 방지책 마련을 촉구하는 청소년들의 공연도 펼쳐질 예정이다.

같은날 목포독립영화관 시네마MM에서는 세월호 참사를 다룬 독립영화 ‘세 가지 안부’와 ‘침몰 10년: 제로섬’ 상영회가 진행된다. 영화 상영회 이후 감독과 관람객이 직접 만나는 감독과의 대화도 진행될 계획이다.

13일 오후 4시 목포 평화광장에서는 세월호잊지않기목포지역공동실천회의가 주관하는 세월호 참사 11주기 목포 기억문화제도 열린다.

오는 20일 오후 4시에는 광양시 서천변 음악분수대 앞에서 지역 시민단체들이 주관하는 세월호 참사 11주기 기억 문화제 추모 행사가 개최된다.

참사 11주기 당일인 오는 16일에는 세월호 침몰 해역에서 안타까운 희생자들의 유가족들이 참여하는 선상 추모식이 엄숙하게 진행된다. 유가족들은 오전 7시 목포 해경 경비함정을 이용해 진도군 조도면 동거차도 인근 해역으로 이동, 국화꽃을 바다에 던지며 먼저 떠나간 이들을 넋을 기릴 예정이다. 유가족들은 추모식을 마친 후 세월호가 거치돼 있는 목포신항을 방문해 참사 11주기 목포 기억식 행사를 통해 추모의 마음을 이어갈 계획이다. 같은날 오후 4시 16분 세월호 참사 11주기 광주 예술인 행동장이 5·18민주광장에서 진행된다. 이어 오후 7시에는 참사 11주기를 기억하는 시민들이 참여하는 광주 기억문화제가 진행된다.

세월호광주시민상주모임 관계자는 “11년이 지났지만, 세월호 참사의 아픔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 깊숙이 남아있다”며 “이러한 추모 행사를 통해 시민들이 함께 슬픔을 나누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다짐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