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개교한 한국에너지공과대학(한전공대)의 정부 지원금이 해마다 줄어들면서 학교 운영마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지방 소멸 위기 극복과 국가 균형 발전 등을 위해 에너지 특화 대학으로 문을 연 한전공대에 대한 지원금 감소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일면서 설립 목적에 맞는 적정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한전공대가 개교할 당시 정부는 에너지 공대 지원 예산으로 250억 원을 지원했으나 지난해에는 200억 원, 올해는 100억 원 지원에 그쳤다. 문재인 정부 때는 250억 원씩 지원되던 것이 공교롭게도 윤석열 정부 들어 대폭 감소했다.

에너지 공대는 문재인 정부 때 '세계 유일의 에너지 특화연구 중심대학'을 기치로 나주 혁신도시에 설립됐다. 부영건설이 551억 원 상당의 대학부지 40만㎡를 기부채납 했고, 전남도와 나주시 등 지자체가 2,000억 원을 부담하는 등 총 2,551억 원을 출연했다. 문재인 정부는 에너지 공대에 10년간 지자체의 출연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지켜지지 않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감사원은 2023년 에너지 공대 설립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보수단체의 공익감사 청구에 따라 감사에 착수했다. 산업부도 정부 지원금을 무단 전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감사를 벌였다. 감사원과 산업부의 감사 결과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나면서 지역에서는 정치적 감사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일각에서는 한전이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한 것이 지원금 삭감의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주장하지만, 한전 적자와 에너지 공대 지원은 별개의 문제이고 연구 중심대학으로서 설립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원금이 줄어들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훨씬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게다가 4대 과기원의 경우 올해 정부 출연금이 증액됐다. 에너지 공대만 감소한 것은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

에너지 공대는 지방 소멸 위기 극복과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한 에너지 특화 대학으로 출발했다. 지난 2022년에 입학한 학생들이 올해 겨우 4학년이 된다. 이제야 4년 편제가 완성되는 것이다. 이 같은 현실을 무시한 채 정치적 논리로 에너지 공대 지원을 줄여서는 절대 안 된다. 6월 4일 들어서는 새 정부는 정부 출연금 지원을 반드시 원상회복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