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백년지대계인 공교육이 위협받고 있다.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고 욕설하는 사례는 다반사이며, 일부 학부모는 지나친 자녀보호로 교사가 아동학대로 신고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교권이 무너지면서 그 피해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 모두에게 되돌아오고 있다. 이에 본지는 세 차례에 걸쳐 광주·전남지역 교권 침해 실태와 원인, 대안을 게재한다. 편집자 주



학생과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 사례가 늘고 있다. ‘무너진 교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으나 교육당국의 교권 보호 정책은 교사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이에 교권 침해에 대한 피해자들의 적극적인 치유 활동은 물론 교권 확립을 위한 실질적인, 실효성 있는 조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1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광주에서 발생한 교권 침해 사례(학생·학부모 포함)는 338건이다. 2018년 63건, 2019년 73건, 2020년 35건, 2021년 67건, 2022년 100건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유행 첫해인 2020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1년에 2번 3월과 9월에 교권 침해 사례를 취합하고 있다.

교권 침해 유형으로는 모욕·명예훼손이 198건으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상해·폭행 30건, 성적 굴욕감을 일으키는 행위 18건, 반복적인 교육활동 부당 간섭 13건 등이다.

같은 기간 전남도교육청에서도 475건의 교권 침해 사례가 발생했다. 2018년 102건, 2019년 107건, 2020년 60건, 2021년 97건, 2022년 109건이다.

광주시교육청 교육정책연구소가 지난해 5월 발표한 ‘2022 광주교육종합실태조사’를 보면, 교사들은 ▲학생(64.9%) ▲학부모(59.2%) ▲관리자(20.3%) ▲동료교사(13.9%)로부터 교권침해를 경험했다.

교사가 인식하는 가장 심각한 교권 침해 유형은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가 45.9%로 가장 높았고, 학생에 의한 교권 침해 41.2%, 관리자에 의한 교권 침해 9.3% 순으로 조사됐다.

교사가 가장 심각한 교권 침해 유형이라고 인식하고 대상은 학급별로 차이를 보였다. 유치원과 초등학교는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가 많은 반면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학생에 의한 교권 침해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학생에 대한 교권 침해 건수 증가와 더불어 학부모 등 일반인에 의한 교권 침해 건수도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교권 보호를 위해 필요한 것은 교권 존중 풍토조성이 37.1%로 가장 높았고, 교권보호위원회의 법적 권한 강화 34.0%, 학생, 학부모, 교사 간 관계 증진 방안 마련 8.3%, 교권 보호 지원 7.6%, 법률적 비용 지원 5.9% 순으로 응답했다.

교사가 아동학대로 형사 처벌을 받으면 교원자격증이 취소되는 등 처벌 수위가 높아 교사들에겐 부담이다. 교사가 아동학대 혐의로 고발되면 경찰 조사 이후 검찰에 송치, 결론이 날 때까지 1~2년의 시간을 인내하고 기다려야 한다.

시·도교육청은 교육활동 보호와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법률지원단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활동을 침해받은 교사는 지원단에 소속된 변호사로부터 일대일로 법률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물음표다.

윤정현 광주교사노조 위원장은 “지시불이행 등 교육을 따르지 않은 학생의 경우 학교 안에서 물리적, 신체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며 “이제는 학생들을 지도하는데 있어 교사들이 실질적인 한계를 느낀다. 교권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황애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