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전남지사는 19일 광주 민간·군공항 이전과 관련 “광주시가 주도적 책임의 당사자라는 것을 인식하고 무안을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흥차사’, ‘뜨뜻미지근’, ‘플랜B’ 등 최근 공항 이전을 두고 전남을 잇따라 겨냥한 강기정 광주시장의 비난 발언에 대한 불쾌함을 표출한 것으로, 시도 관계가 급속히 냉각되면서 해법을 찾지 못한 광주 민간·군공항 문제가 더 꼬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 지사는 이날 전남도청에서 열린 ‘광주 민간·군공항 이전 광주지역 국회의원 간담회’에서 “민간·군공항 통합이전은 전남이 아닌 광주시가 당사자”라며 광주시의 적극적 대응을 거듭 주문했다.

이날 간담회엔 김 지사와 광주가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 양부남·박균택·정준호 의원, 김이강 광주 서구청장, 한상원 광주상의 회장 등이 참석했다.

김 지사는 간담회를 시작하면서 “이 자리가 허심탄회하게 마무리돼 해결책이 마련될 돌파구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그동안 여러 하소연할 일이 많지만 그런 자리가 없었다”고 운을 뗐다.

김 지사는 “민간·군공항 통합이전은 광주시에 더 시급한 문제인데, ‘함흥차사’, ‘보따리를 가지고 오라’는 등 발언을 하면서 전남도에만 해법을 가지고 오라고 한다”며 “당사자의 책임의식이나 진정성에 대해 무안군민과 도민의 신뢰가 가능한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광주시장의 발언에 대한 공식 사과와 2021년까지 민간공항 이전을 약속했던 2018년 협약을 미이행한 것에 대해 무안군민의 해묵은 불신 해소를 위한 사과 표명을 요구했다.

김 지사는 특히 “(강기정 광주시장이) ‘플랜B’를 말하고 ‘연말까지 이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안 하겠다’고 하는데 (전남지사가) 어떻게 혼자서 연말까지 하느냐. 광주시 혼자서 연말까지 하나. 3자가 협력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이어 “광주시는 획기적 대책보다 민간 공항을 전남에 보내고 1조원을 지원한다는 대책에 머물고 있다”며 “광주시가 제시한 1조원 규모의 지역개발사업 지원금은 개발차익금에 불과하다. 광주시는 국가에서 하는 사업 중 무안군에 할 수 있는 지원사업 리스트를 종합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전남도는 광주시가 무안공항에 필요한 사업을 강하게 국가에 주장하며 선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랐다. 대안 제시가 필요하다고 누차 얘기했는데 광주시는 관심이 없다”며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에 전남도가 3조원에 달하는 무안 대책을 발표했지만, (광주·전남·무안) 3자 회동에서도 획기적인 지원책 등 대안 제시가 없어 진전없이 끝나게 됐다”고 쏘아붙였다.

김 지사는 또 “무안군민을 설득하고 전남도민들이 공감대를 갖도록 하기 위해선 광주시의 전향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근본적으로 이 문제는 ‘광주시가 주도적 책임의 당사자’라는 것을 인식하고 풀어간다면 얼마든지 무안을 설득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김 지사는 이어진 토론에서도 “광주시가 민간공항을 먼저 보내는 게 맞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간공항을 먼저 보내라고 하는데, 이 말을 자꾸 하다보니 전남과 무안이 민간공항에 목을 메고 있고 (민간공항을 보내는 게) 선물처럼 변질되는 등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KTX가 완공되면 무안공항 활성화를 이룰 수 있는만큼 민간공항이 필수불가결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김 지사는 그러면서 “민간공항 기능을 보내면 문제 해결에 도움이되니 주장하는 것이다”며 “(광주시는)무안공항이 이전후보지 대상으로 확정되면 보내겠다는 것이고, (저희들은) 의미있는 진전을 이루기 위해선 예비후보지로 지정되면 민간공항을 보내는 게 맞다는 입장이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지사는 “광주시가 무안군수를 예우해주고, 무안군민들을 진정성 있게 존중해줘야 한다”며 “광주지역 국회의원들이 힘을 합쳐 지역 문제를 풀어갈 길을 열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균택 의원은 “강 시장의 표현이 강하다보니 오해를 받으신거 같다. 시장이 표현을 부드럽게 하도록 건의를 드리겠다”며 “(공항 문제는) 광주에겐 절실한 문제이고 전남에게는 유익한 문제다. 광주시와 광주 정치인들, 광주시민들이 정성을 들이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준호 의원은 “이전 대상지역의 마스터플랜이 중요하고, 그 부분은 특별법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다만 광주의원들, 광주시 시각으로 이전지역의 개발계획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도와 무안군이 제시해주는 게 맞을 거 같다”고 제안했다.

정 의원은 이어 “특별법 법안을 바로 준비할테니 도지사가 무안 의견이 반영된, 법안에 포함될 내용을 보내주시면 좋을거 같다”며 “새만금공항과 경쟁이 시작된 만큼 광주·전남 정치권이 마음을 하나로 모아서 (무안공항이)서남권 관문 공항으로 거듭날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