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을 앞두고 배추 등 재료 가격이 폭등한 가운데 올해 가을배추 재배 면적이 5년 만에 가장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을배추를 심는 정식기에 폭염·폭우 등 이상기후가 잦아지면서 작물 생육에 타격을 줬기 때문이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가을배추·무 재배면적조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가을배추 재배면적은 1만 2,998㏊로 집계됐다. 지난해 재배면적인 1만 3,152㏊보다 154㏊(1.2%) 감소한 수치다.

전국 가을배추 재배면적은 지난 2020년 1만 3,854㏊ 이후 4년 연속 감소세다. 구체적으로 △2023년(1만 3,152㏊) △2022년(1만 3,953㏊) △2021년(1만3,345㏊) △2020년(1만3,854㏊) 등이다.

가을배추 최대 산지인 전남은 올해 3,017㏊에서 재배가 이뤄졌는데 지난 2022년(3,289㏊), 2023년(3,100㏊)에 이어 2년 연속 재배 면적이 줄었다.

이같은 현상은 가을 배추를 심는 정식기에 기상 악화 영향을 받아서다. 정식기인 올해 7~9월 전국 기준 33℃ 이상 폭염 일수는 27.2일로 지난해(13.1일)보다 2배 이상 많았다. 8.9일이었던 2022년 보다는 3배 이상 폭염일수가 많았다.

강수량 또한 241.2㎜로 2022년(150.8㎜), 2023년(197.3㎜) 등 최근 2년 새 최대치다. 9월 중 1일 최대 강수도 올해 117.7㎜(9월21일)로 지난해 수치인 53.4㎜(9월20일)의 2배를 넘겼다.

같은기간 무 재배 면적은 5,003㏊로 지난해 대비 19.4% 줄어들었다. 지난 2014년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무 역시 파종기 동안 기상 악화로 생육에 악영향을 받았다.

주재료인 배추·무 재배면적 감소는 생산량 감소로도 이어진다. 김장철을 앞둔 상황에 장바구니 물가에도 비상등이 켜진 셈이다.

다만 정부는 당초 전망치와 크게 다르지 않고 김장수요가 감소한만큼 김장배추 수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농식품부는 “가을배추 재배면적이 소폭 감소했고 고온으로 가을배추 초반(8월 하순~9월 중순) 작황이 부진했지만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장의향조사 결과 김장수요가 지난해보다 3.2% 감소했다”며 “10월에는 배추 생육에 알맞은 기온이 지속되고 있어서 현재 수준의 작황만 유지된다면 김장배추 수급은 문제가 없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을배추 재배면적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작황이 양호한 전남, 충남, 전북에서 11월 상순부터 출하가 시작되면 가격은 더욱 하락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홍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