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이후 지난 37년 동안 이곳 광주에서는 아무도 듣지 못했던 이야기, KIA 타이거즈가 2024년 정상에 오릅니다. 광주, 우리 시대의 가장 큰 아픔을 야구로 극복한 도시에서 타이거즈는 운명이자 자랑이었습니다. 그런 KIA 타이거즈가 7년 만에 프로야구 챔피언에 오릅니다.”(MBC스포츠플러스 한명재 캐스터 우승콜)

KIA 타이거즈가 한국시리즈 불패신화 금자탑과 함께 12번째 우승을 차지하면서 광주시민들 사이에 모처럼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KIA가 우승을 확정한 다음날인 29일 지역민들의 인사말과 대화 주제는 모두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이었다.

12번 도전에 12번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KIA 우승 이야기는 하루종일 꺼내놔도 부족할 정도였다.

회사, 학교 등 사람들이 모이는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에서도 타이거즈의 우승을 감격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게시판의 글이 넘쳐났다.

특히 경기 종료 직후부터 이튿날까지 MBC스포츠플러스 한명재 캐스터의 우승콜이 회자됐는데, 우승콜의 내용이 바로 광주시민들이 KIA 우승에 행복해하는 이유였다.

1987년 이후 37년 만에 광주에서의 우승, 그리고 아픔을 야구로 극복한 도시에서의 타이거즈의 의미에 대해 광주시민들은 공감하고, 고마워했다.

자영업을 하는 이현승씨(42)는 “한국시리즈 5차전을 직관하고 뒤풀이까지 모두 즐기고 새벽 3시에 귀가해 피곤하다”면서도 “너무 기분이 좋다. 지난 2017년 우승했을 때는 엄청 울었는데 어제는 정말 기뻐서 웃음만 나왔다”면서 “힘들게 티케팅을 하고 광주에서의 1~2차전에 이어 대구 원정경기를 다녀왔고, 마지막 5차전까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했지만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었다. 12번째 우승을 현장에서 볼 수 있어 정말 기쁘다”고 감격해했다. 그러면서 “장현식이 FA다. KIA 구단에서 꼭 투자를 해서 장현식을 잡아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피력했다.

직장인 최신혜씨(35)는 “티케팅에 실패해 ‘집관’을 했지만 그래도 경기장이 보이는 곳이어서 응원소리 들으며 TV로 경기를 지켜봤다”며 “KIA가 우승을 해서 너무너무 행복하다. 친구들과 KIA 우승 이야기를 하는데 끝이 없다”고 즐거워했다.

또다른 직장인 강정호씨(50)는 “1년 내내 꿈꿔왔던 순간이다. 우승을 희망하며 매번 2009년과 2017년 한국시리즈 우승 장면 돌아보곤 했는데 정작 다시 한번 우승을 했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서 “주변 지인들도 하루종일 KIA 우승이야기만 하더라. 할 말이 많아서 이야기 소재가 끊이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야구사이트에서 ‘바람의 아들 이종범’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KIA 팬은 ‘행복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야구를 좋아하는 것은, 타이거즈를 좋아하는 것은 저에게는 말로 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을 다 쏟아부은 어떤 것”이라며 “고마운 사람, 고마운 팀, 고마운 모두에게 이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행복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를 비롯해 지역 각계 인사들의 축하 메시지도 쏟아졌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전날 경기 종료 직후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이어 광주시민들에게 또 감동과 기쁨을 줬다”며 “KIA 타이거즈는 광주의 힘”이라고 축하 메시지를 발표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도 이날 “호남 야구의 자존심, KIA 타이거즈의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온 도민과 함께 축하한다”며 “대한민국 프로야구의 전설로 길이 빛나고 호남인의 긍지를 높여주길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전갑수 광주시체육회장은 “야구를 사랑하는 도시 광주는 시대의 아픔을 야구로 극복했다”며 “야구에 진심인 광주에 우승으로 화답해준 선수단에 감사 인사를 전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문 구단이 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한상원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은 “올 시즌 KIA가 보여준 탁월한 경기력과 탄탄한 팀워크가 지역민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줬다”며 “지역 대표 산업이자 기업인 기아가 앞으로도 우리 지역민들의 자긍심이 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