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취업자 수가 어려운 경제사정을 대변하듯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영세소상공인 비중이 큰 도소매·숙박·음식점업에서 감소세가 뚜렷한데 최근 계엄·탄핵 정국에 소상공인 연말 특수까지 사라져 지역 고용 한파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호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1월 고용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광주 취업자 수는 76만 6,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1만 4,000명(-1.0%) 감소했다.

산업별로 도소매·숙박·음식점업에서 1만 2,000명(-7.3%) 줄어 전체 감소 인원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 분야 취업자 수는 소비 트렌드 변화, 무인화·전자거래 활성화 등 산업구조 변화 등 영향에 지난 1월부터 11개월 연속 감소를 이어오고 있다. 이전에도 지난해 12월에만 연말 특수로 소폭 늘었을 뿐 3월부터 11월까지 9개월 연속 줄어들었다.

올해는 소비심리가 크게 하락한 것도 작용했다. 11월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인 소비자심리지수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91.1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대형소매점 판매액도 두자릿 수 이상 감소율을 보이고 있다.

올해 12월은 작년과 같은 취업자 수 깜짝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계엄·탄핵 정국이 소상공인 등 연말 특수를 무참히 짓밟아서다.

최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인근 식당, 컨벤션과 호텔 등 예약과 행사 취소 문의가 잇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업과 개인으로까지 번지는 분위기다.

프리랜서 MC 윤 모씨(35)는 “진행자들은 연말이 최대특수인데 이번주에만 공공기관에서 진행하는 행사 두 건이 취소됐다”며 “프리랜서라 지금 바쁘게 뛰어야 비수기를 버틸 수 있는데 이렇게 된다면 곧 경제적으로 큰 위기를 맞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치평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 모씨(39)는 “매년 11월 쯤에는 다가오는 연말, 그리고 겨울방학을 대비해 단기 아르바이트생을 추가로 고용하는데 요즘은 장사가 너무 안돼 있는 아르바이트생도 해고해야 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광주시지회 윤상현 부장은 “실제 광주 소상공인들 사이에서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연말 특수를 날리게 생겼다는 아우성이 들려온다”며 “여건상 추가 고용은 절대 불가능하고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취약계층, 영세 소상공인들이다. 무엇보다도 국회에서는 민생 경제 안성을 최우선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기간 전남 취업자 수는 지난해 동월과 같은 101만 6,000명으로 집계됐다. 광주와 반대로 도소매·숙박·음식점업에서 9,000명(4.7%) 늘었는데 관광도시가 많은 특성상 가을 축제·행사·관광 성수기를 맞아 숙박·음식점 등 고용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곳도 12월 혼란스러운 정국이 이어지는 만큼 연말 특수 삭제에 따른 고용 한파가 우려된다. 홍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