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적으로 아파트 등 주택 거래가 뜸해지면서 지난달 금융권 전반의 가계대출 증가 속도는 횡보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제 2금융권의 가계대출은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 등의 영향으로 은행권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이른바 '풍선 효과'로 대출이 2금융권으로 몰린 탓이 크다. 전반적으로 가계대출 관리가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순 있으나 2금융권으로 가계대출이 몰리고 있다는 점은 좋은 신호가 아니라는 점에서 불안감을 갖지 않을 수없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일단 안도감을 가질 만 하다. 지난 11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이 1,141조여원으로 한 달 전보다 2조원 가까이 늘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올해 3월을 제외하고 4월에 무려 5조원이라는 폭등세를 보인 이후 8개월째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가계대출을 종류별로 보면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이 1조5,000억원,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이 4,000억원씩 각각 늘었다. 여전히 주택 구입에 대출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금융 당국이 공개한 '가계대출 동향'을 보면 은행뿐 아니라 제2금융권의 대출 폭등세가 이어지고 있어 우려스럽다. 상대적으로 이율이 높은 2금융권의 대출 폭증세가 이어진다면 부실이나 관리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음은 불문가지다. 실제 2금융권의 가계대출은 3조2,000억원 급증하면서 1조9,000억원 늘어난 은행권 대출을 앞질렀다. 2금융권 월간 증가 폭으로는 지난 2021년 7월 5조7,000억원 늘어난 이후 무려 3년 4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2금융권 중에서도 새마을금고를 비롯한 상호금융이 대출 증가세를 주도했다니 놀랍다.

전체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은 한 달 새 4조1,000억원 늘어 전월 5조5,000억원의 증가세보다는 그 폭이 다소 줄었다는 점에서 안도할 수는 있다. 그렇지만 2금융권이 3년 4개월만에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점은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더욱이 현재는 주택 경기가 정점을 찍고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 터라 자칫 가계 대출이 서민들의 부담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 금융 당국은 따라서 금융권은 물론 특히 제 2금융권 전반에 대한 대출에 대한 세밀한 모니터링과 관리에 철저를 기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