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가 집필한 ‘여수의 사랑’ 속 여수는 소설 주인공이 26년의 방황을 마친 후, 비로소 찾은 어머니 품속 같은 마을이다. 여수 밤바다, 낭만의 도시 여수. 여수라는 이름만큼이나 수려한 바다를 품고 살아가는 여수 시민들은 천혜의 보물을 선물로 받았음을 자부심으로 느끼고 살아간다.

여수가 관광지로 급부상하면서 바다와 관련된 명소로 유명해졌지만, 사실 여수의 보물은 바다만이 아니다. ‘예로부터 물이 좋고, 인심이 좋으며, 아름다운 여인들이 많아 여수’라는 옛 기록은 사실이다. 여수를 며칠씩 머물며 여수의 골목골목과 동네들을 돌아다니다 보면, 바다뿐만 아니라 여수에 하천이 많다는 사실에 놀랐다는 외지인들의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서식지 제공 생물 다양성 보고

여수의 하천은 소하천 117개소, 지방하천 12개소로 골목마다 하천이 흐르지 않는 곳이 없다. 하천은 단순히 물이 흐르는 공간을 넘어서, 생태적 가치와 환경을 더욱 풍요롭게 하려면 꼭 필요한 자원이다. 하천은 인간과 자연 모두에게 필수적인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변덕스러운 기후 위기 속에서 안정적인 수자원을 공급하고, 홍수를 예방하기 위한 자연적인 물길로서 하천 주변의 범람원과 저수지는 물을 효과적으로 흡수하고 분산시켜 피해를 최소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무엇보다 하천은 다양한 생물들에게 서식지를 제공하며, 지역의 생물의 다양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여수의 하천 중 아직도 그 생태적 가치를 유지하고 있는 곳은 없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변형되고, 하천 주변에 오염물질이 유입되면서 수질이 악화하고 생태계가 파괴돼 시민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여수시의회 일부 의원들은 여수시의 미래를 위해 하천의 생태적, 문화적 가치를 지속해서 발굴하고 보존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뜻을 모아 ‘지방하천 활용 생태·문화 발굴 연구회’를 만들고, 지난 1년 동안 여수시 지방하천을 복원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연구회는 여러 차례 현장 활동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연구용역도 진행하였다. 연구회에서는 단기적으로, 혹은 하천법상으로 전체 지방하천을 복원할 수 없다면, 가능한 구간부터라도 주변 환경에 맞게 조금씩 해결해 나가자는 의견을 모았다.

장기적으로 하천 가로숲을 추진하기 위해 지금이라도 나무 한 그루를 심기 시작하자는 의견과 연등천을 복원해 원도심을 활성화하자는 의견 등이 제안됐다. 이러한 제안들이 실행될 수 있도록 활동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시의원으로서 관련 정책 제안을 위한 조례를 검토하고 있으며, 현재는 ‘여수시 나무 심기 지원 및 관리 조례’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하천 생태·사회적 기능 복원

여수시의 지방하천 복원은 단순히 환경적 가치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삶의 질 향상, 문화적 자원의 발굴에도 기여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단기적인 해결책을 넘어서,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하천의 생태적, 사회적 기능을 복원해야 한다. 하천을 따라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시설을 강화하고, 하천 주변의 자연경관을 회복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시민들과 함께하는 하천 보호 활동을 장려하고, 하천과 연계된 문화 콘텐츠를 개발해 지역 주민들에게 자부심과 소속감을 불어넣어야 한다.

결국, 하천 복원은 여수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다. 하천의 기능을 회복하는 일은 단순한 환경 보호를 넘어, 지역 경제와 문화의 활성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여수의 하천은 단순히 물이 흐르는 길이 아니다. 하천은 우리 삶 속에 스며든 생명선이자, 자연과 인간이 손을 맞잡고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의 한 부분이다. 여수의 하천을 복원하는 작업은 단순히 깨끗한 물을 되찾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여수시가 미래에도 바다와 하천, 사람들의 마음이 어우러지는 사랑의 터전으로 남을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우리가 다시 여수의 하천을 품에 안을 때, ‘여수의 사랑’은 더 깊어지고, 그 사랑은 바다보다 넓고, 하천보다 길게 흐를 것이다.

하천 복원은 우리 모두의 손끝에서 시작된다고 믿는다. 그러한 손끝들이 하나하나 모여, 여수의 숨은 보물이 다시 세상에 빛날 날을 기대하며, 오늘도 여수의 하천을 가슴 속에 담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