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영세업자와 각종 제한에 시달리던 광주 대형마트 업계가 장기 침체까지 겹치며 결국 역대 최악의 지표를 나타냈다.

유통 질서가 바뀌며 온라인 거래가 활성화됐음에도 20여 년 전과 같은 규제에 갇혀있기 때문이다.

1일 통계청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 2월 광주 대형마트 판매액지수(기준 2020년=100)는 68.8로 전년동월대비 무려 25.4% 감소했다. 이는 관련 통계작성이 시작된 지난 2010년 이후 역대 최저 수치다.

같은 달 광주 대형마트의 경상금액(매출)은 530억 원으로 이 역시 통계작성 이래(2020년 1월) 역대 두번째로 낮다.

통계청 판매액지수는 판매액을 나타내는 ‘경상지수’와 생산자·소비자물가를 반영한 ‘불변지수’로 나뉜다.

점포 운영비용·판매 제품의 가격 상승률을 고려했을때 두 지표는 대형마트가 역대급 불황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전국의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22년 216조 1,700억 원에서 2024년 259조 4,319억 원을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다소 안정된 이후는 물론, 지난해 7월 티메프 사태가 터져도 증가 폭만 줄어들었을 뿐 성장은 이뤄냈다.

이처럼 전자상거래·식자재마트 시장이 커지면서 대형마트의 의무휴업 등 규제가 담긴 ‘유통산업발전법’의 실효성 논란이 확대됐다.

전통시장을 살리고 중·소상공인 보호 목적은 달성하지 못한 채 오히려 시민 불편만 가중시키면서 역차별을 불러 일으킨다는 이유에서다.

의무휴업제가 지속되는 사이 대형마트 업계의 체력은 약해져 2022년부터 일부 지자체들이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하며 족쇄를 풀어갔다. 229개 지자체 중 30% 이상이 조례 개정을 통해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바꿨다.

하지만 광주시 자치구는 관련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고 수익성이 악화일로를 걸으며 폐점이 잇따랐다. 이마트 동광주점·홈플러스 광주계림점은 문을 닫으면서 동구를 대형마트가 없는 자치구로 만들었다. 과거 반발로 인한 입점 무산에 인구 42만, 담양 등 인근 지역 수요를 가진 북구는 대형마트가 한 개 뿐이다.

최근들어 업계는 더 움츠러들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의무휴업일 폐지와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개정안을 내놨지만 임기가 끝나자 자동 폐기됐다. 22대도 관련 내용들이 발의됐지만 국정 혼란에 언급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또 대형마트의 SSM(준대규모점포) 규제를 5년 더 연장하는 법안이 추진되는 등 성장을 가로막는 결계만 늘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영세업자를 보호하겠다는 취지는 이해하나 오히려 모객 효과가 좋은 대형마트 구시대적 규제는 지역 상권을 죽이고 소상공인의 역량을 낮출 것”이라며 “실제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트랜드가 변경된 만큼 자유로운 경쟁을 유도하고 지자체에서는 영세업자에게 새로운 콘텐츠 발굴을 지원하는게 좋아보인다”고 주장했다. 글·사진=홍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