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가 앞으로의 방향성을 ‘투쟁’으로 결정한 만큼 복학만 한 채 수업에 불참하는 방식으로 단체행동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지역 의대에서는 복학 신청을 완료한 의대생들이 수강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학사일정 조정 등에 나서고 있지만, 학사파행이 계속될 경우 유급 사태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이다.
2일 지역 대학가 등에 따르면 전남대 의대는 지난 1일 오후 6시께 추가 복학 신청서를 제출한 의대생들의 복학 승인을 모두 완료했다.
전남대 의대생들은 앞서 지난달 30일 의과대학에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대학 측은 의대생들이 즉시 학업에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다만 학칙상 마감일이 지난 후 복학신청을 추가로 승인할 근거가 없지만, 의총협에서 학생들이 정상적으로 수업할 수 있도록 합의된 내용을 근거로 추가 복학을 승인하기로 결정했다.
복학이 승인된 의대생은 600여명으로 추산되며, 현재 온라인 강의로 진행 중인 수업은 오는 7일부터 비대면에서 대면 강의로 진행될 예정이다.
수업 정상화를 위해 대학 측은 복학 신청서를 제출한 학생들이 이른 시일 내 의대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전공·교양 필수 과목 위주로 시간표를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대 관계자는 “현재 온라인 강의에서는 출석률을 확인하기가 어려워 대면 강의가 진행되는 7일부터 수업 참여 인원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며 “학생들이 원활하게 교육 과정을 이수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조선대 의대는 지난달 31일 의대생 전원 복학신청을 완료했고, 현재 복학 승인만 남겨놓고 있다.
대학 측은 앞서 지난달 27일을 복학 신청 마감일로 잡았다가 28일로 하루 더 연기했고, 복귀 시한이 지나면 학칙대로 엄격히 처리할 예정이었다.
다행히 의대생 전원이 복귀를 결정하면서 제적 처분을 피하게 됐으나, 교육부가 정한 ‘3월 말’ 복귀 시한과 대학이 예고한 복학 신청 마감일이 달라 ‘복학 승인’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즉, 대학의 복학 신청 기간이 지났기 때문에 추가 승인을 위해선 교육당국의 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선대는 복학한 학생들의 원활한 교육을 위해 수강신청, 수업방식 등 관련 논의를 거쳐 학사일정 조정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복학한 의대생들이 수업 불참 방식으로 단체행동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어 의대 교육 정상화 여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한다.
의대협은 이날 각 의대 대의원(학생회장)과 긴밀하게 논의한 결과 앞으로의 방향성을 ‘투쟁’으로 결정했다고 공지했다.
미등록 제적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일단 복귀를 결정했지만, 이날 공지는 집단 수업거부로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의대협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조선대 의대생 실제 수업 참여율은 5.3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수업일수의 4분의 3 이상을 출석하지 않으면 F 학점을 받는데, 수업 거부가 지속된다면 학점 미달로 대거 유급될 수 있다.
정부는 등록 자체가 아닌 수업 참여도를 기준으로 전원 복귀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방침이어서 학생들이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강의를 실제로 듣느냐에 달렸다. 교육부의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 발표도 학생들의 수업 참여를 지켜본 뒤 이르면 다음 주에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만약 학생들이 복학 후 재휴학하거나 수업에 불참한다면 진짜로 복귀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은 기존 정원인 5,058명이 유지된다.
조선대 관계자는 “의대생들이 학업에 복귀할 수 있도록 의대 교육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특히 복학한 의대생을 비롯한 신입생들이 수업을 거부하게 된다면 유급에 처해질 수 있다. 그러한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수업 참여를 독려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최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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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대학교 전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