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발 ‘관세폭탄’이 터지면서 광주지역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대미 수출 의존도가 전국에서 가장 높고 지역 제조업을 이끄는 자동차가 견제 대상으로 지목된 만큼 기업들의 수익 감소로 인한 전반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3일 기아 등 지역 경제계에 따르면 이날 한국산 수입품에 25% 상호 관세 부과 공식발표가 이뤄졌다. 이미 예고된 자동차에 대한 품목별 관세 조치도 시행에 들어가 한국에서 생산된 자동차는 이 시점부터 미국으로 수출시 25%의 관세가 붙게 됐다.

이에 따라 대미 수출 의존도가 전국 최고인 광주는 치명타가 예상된다. 지난해 광주 전체 수출 중 미국 비중은 33.1%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비교했을때 울산(26.6%), 세종(24.6%), 대구·대전(23.4%), 경남(22.7%) 등을 훌쩍 넘어 전국 최고다.

특히 수출 비중 1위, 지역 산업을 견인하는 자동차가 피해 사정권 안에 들어왔다.

수출 차량은 기아 오토랜드 광주에서 생산하는데 지난해 총 51만 3,782대 생산량 중 65%인 33만 2,117대가 수출 물량이다.

특히 이중 쏘울·셀토스·스포티지 등 56.5%, 약 38억 달러 분량의 상품이 미국으로 향했다.

기아 오토랜드 광주가 지역 제조업 총생산의 30%를 차지하는 만큼 등 다방면에서 악영향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프리미엄급 냉장고를 미국으로 수출하는 삼성전자 광주공장 또한 전망이 어둡다.

냉장고는 2024년 수출 8억3,400만 달러 중 6억 5,100만달러, 무려 78.1%가 미국행 배에 올랐다. 지난해 광주 수출에서 냉장고는 5.4%를 차지했는데 삼성전자 광주공장 생산 비중이 높다. 수출 차질에 따른 수익성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두 곳 대비 비중은 적지만 금호타이어도 매출 저하가 예상된다. 광주공장은 작년 전체 수출액 중 11.2%인 8,900만 달러 분량의 제품을 미국에 팔았다.

타이어는 현재도 미국에서 반덤핑 관세를 부여받고 있는데 이번에 폐지되지 않아 실제 관세율은 25%보다 더 높게 책정된다.

미국 공장을 보유한 이곳들은 현지 생산 확대 등을 검토하는 등 관세에 맞설 다양한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

다만 자연스럽게 광주공장들의 생산이 줄어들 확률이 높고 더 나아가 협력사까지 포함된 지역민들의 고용·소득 등 경제력에 생채기가 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광주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지난달 설문조사에서 기업 80%가 관세를 걱정하고 있었고 그중에서도 대다수가 수익 감소로 인한 경쟁력 악화를 우려했다”면서 “수출입 통관 애로 지원, 한미 FTA 관세혜택 활용 컨설팅 등 실제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정책적 지원이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홍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