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북 의성과 경남 산청, 대구시 등에서 잇따라 대형 산불이 발생한 가운데 광주·전남 지역에서도 건조주의보가 발효되는 등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실제 지난 3월 한 달 동안 광주에서 5건의 산불이 발생해 0.43㏊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다. 전남은 더 심각하다. 1월에 9건의 산불이 발생해 2.56㏊의 산림이 소실 된 것을 비롯해 2월 3건 3.34㏊, 3월 14건 2.49㏊, 4월 3건 0.95㏊ 등 올해 들어서만도 모두 29건의 산불이 발생해 9.34㏊의 산림이 불탔다. 시도민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더욱이 이처럼 산불 피해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곡성·구례·순천·광양 지역에 건조주의보 발효를 시작으로 여수·장흥·강진과 함께 광주에도 건조주의보가 발령됐다. 건조주의보는 실효 습도가 35% 이하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작은 불씨도 대형 산불로 확산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란 뜻이다. 앞서 지난달 경북 울진 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인해 광주·전남 지역의 산불 위기 경보가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상향된 바 있는데, 작금의 건조주의보 발효도 절대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산불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입산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순천시 서면 판교리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해 산림 당국이 헬기 2대를 포함한 장비 15대와 인력 99명을 투입해 2시간 14분 만에 겨우 진화했는데, '입산자의 실화'가 원인이었다. 특히 최근 대구 함지산 산불에서 보듯 산불 양상이 과거와 달리 재발화하는 일이 잦고 광주·전남지역의 도시도 대부분 산을 끼고 있어 대형 산불이 발생하면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더욱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산불이 한 번 발생하면 장시간 계속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야간 운용이 가능한 최신 다목적 헬기를 시급히 확보하고 드론을 활용한 열·연기 감지와 함께 드론-헬기 간 연락 시스템을 구축해 안전하고 효율적인 진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신불은 한번 발생하면 자칫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남긴다. 작은 불씨 하나가 대형 산불로 변하는 일도 많다. 소방 당국의 비상한 대비는 말할 것도 없지만,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산불 예방의 지름길이다. 자나 깨나 불조심, 꺼진 불도 다시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