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매일=광주] 길용현 기자 = “실패에 대한 빠른 인정과 새로운 방식으로의 전환이 현재의 카카오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차상훈 카카오페이지 부사장(CSO)는 최근 ‘벤처썸머포럼’에서 벤처기업이 성공을 위해 나아가야 갈 방향을 제시하며 이같이 말했다.

카카오페이지는 웹툰과 웹 소설을 중심으로 드라마 영상 등을 서비스하는 콘텐츠 플랫폼이다.

포도트리라는 앱 개발사로 시작해 2015년 카카오 자회사로 편입,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차 부사장은 올해 매출 27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을 정도의 기업으로 카카오페이지를 발전시킬 수 있었던 스토리에 대해 소개했다.

차 부사장은“사업초기 모바일 플랫폼이 떠오르고 있는 과도기적인 상황에 커뮤니케이션과 콘텐츠의 혁신 중 무엇이 먼저 떠오를지 고민하고 있었고, 콘텐츠 혁신을 함께 하고자 하는 이들과 콘텐츠 앱개발 기업 포도트리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카카오페이지가 카카오라는 브랜드를 등에 업고 순탄한 성장을 거둔 것으로 보이지만 과정은 그렇지 않았다.

카카오페이지 전신인 포도트리는 핵심 역량의 착각에 빠지며 기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차 부사장은“콘텐츠의 다변화가 심했고, 완성도에 대한 욕심이 커지다 보니 제작 속도가 늦어져 저성과와 번아웃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며 “결국 포도트리는 혁신을 위해 운영하고 있던 모든 콘텐츠 9개의 서비스를 종료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기존 콘텐츠 사업을 모두 접고, 당시 모바일 분야에서 눈에 띄게 앞서나가고 있는 카카오에 1주일에 한 번씩 사업안을 제출했다”며 “모바일 콘텐츠를 탄탄하게 만들어 제공하면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현재의 카카오페이지를 새로운 사업으로 제안했고, 통과했다”고 언급했다.

차 부사장은 허영만 만화가의 ‘식객’등을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했지만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기엔 역부족이었고 채널과 오브젝트에 대한 연결고리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다.

차 부사장은 문제의 해답을 애니팡에서 찾았다. 사람들이 왜 애니팡에 열광하는지를 분석해 카카오페이지에 접목시켰다.

콘텐츠 회차 이용권을 만들어 애니팡에서 루비를 사는 것처럼 페이지 캐시를 활용 직접 유저들이 구매를 하게 만들었다. 가장 핵심 전략은 ‘기다리면 무료’ 서비스였다. 기다리면 하트가 채워져 다시 게임을 즐길수 있는 애니팡의 시스템을 콘텐츠에 적용했다.

그 결과 현재 카카오페이지는 매월 500만명 이상의 유저가 이용하고 있으며 누적 거래액 100억원 이상을 기록한 작품도 2작품이나 된다.

차 부사장은 기업인들을 위한 조언에도 나섰다.

그는“기업이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변화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실패로 인한 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기업이 가고자 하는 길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필요하다”며 “여러 검증을 통해 맞다고 생각한다면 주저하지 않고 시도하고 뜻을 같이 할 동료들을 모으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길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