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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의 생명을 고스란히 간직한 생태계 보고

2022. 08.11. 16:19:52

장도습지 탐방로에서 본 소장도

자연 그대로의 섬, ‘장도’는 생명을 품었다.
섬 최초의 습지산지는 오랜 역사와 함께 독특한 자연 자원을 고스란히 지녔다.
천혜의 자연경관과 다양하고 귀중한 생태자원은 주민들의 큰 자부심이다.
장도습지는 이탄층이 발달해 수자원 보존과 수질 정화 기능이 뛰어나다.
육지에서 100㎞ 떨어진 낙도에 물이 흐르고 고·중·저 식물대층이 고루 분포한 장도습지는 가치 높은 생태계의 보고다.
철새가 고단함을 부리며 머물렀다 가는 철새 정거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장도 인근 바다는 최고의 멸치 어장터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주민들은 멸치를 잡아 양식장 사료나 멸치액젓으로 가공해 소득을 올린다.
돔, 우럭, 장어, 전복, 성게, 돌김, 미역, 톳 등 각종 해조류도 가득하다. 35가구 65명이 거주하는 섬이지만 사람이 줄지 않는 유일한 곳이다.
 
 
장도-전경

◇산토리니를 닮아 매력 넘쳐
장도는 흑산도항에서 대장도호를 타고 30여분을 가야 도착한다.
목포에서 오는 쾌속선 시간에 맞춰 인근 작은 섬에서 작은 도선들이 삼삼오오 모여든다.
방학을 맞아 할아버지 집에 다니러 온 초등학생 두 명을 싣고 대장도호는 물살을 가르며 출발한다.
배 선두와 선미를 오가며 흑산바다를 보는 재미에 정신을 빼앗길 정도다.
멀리 안개에 갇힌 홍도가 아스라하다. 길게 늘어진 소장도를 옆으로 가두리 양식장이 섬 앞을 빼곡하게 채웠다.
왼쪽으로는 흑산도의 자랑거리 하늘도로가 멋스럽다.
장도는 섬 전체가 주홍색을 띈다. 지중해의 산토리니 못지 않다. 지붕마다 화려한 주홍색을 입혀서다.
신안군이 펼치고 있는 컬러마케팅의 출발지다. 계단에 하나, 둘, 집을 짓고 사는 전형적인 어촌이다.
섬이 작고 평지도 없어 농사는 꿈도 못 꾼다. 손바닥만한 텃밭이 전부다.
방파제 끝으로 물양장이 꽤 넓다. 지난 2019년에 세운 람사르 습지 장도 마을 표지석이 큼지막하다.
장도산지습지 홍보관에 들러 김창식 자연관광해설사(76)와 김광세 영산강유역환경청 주민감시요원(49)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습지로 향했다.
 
장도습지를 찾은 방문객들
장도습지홍보관

◇신비스러운 ‘섬 습지’
홍보관 뒷길로 올라가 장도리어촌계와 흑산성당장도공소를 지나 습지로 발길을 옮겼다.
뜨거운 햇볕을 머리에 이고 습한 바람이 온 몸을 휘감아도 장도습지를 오르는 길은 즐겁다.
섬의 풍광에 흠뻑 빠져 고단하거나 지루할 틈이 없어서다. 장도 산지 습지는 풍부한 생물 다양성이 보존돼 있다.
특히 패치(patch)형태로 분포하는 국내 여타 산지습지와 달리 두 정상부 사이에 완만한 사면 중앙부 전체가 습지다.
다양한 동·식물의 서식지로도 안성맞춤이다. 멸종위기종인 수달과 매, 솔개, 조롱이, 도룡뇽 등 야생동물 205종의 안식처다.
보춘화 등 습지식물 294종, 후박나무 등 26개군의 식물군락도 아름답다.
람사르습지 장도마을 표지석

잘 놓인 목교 탐방로를 따라 오르면 몸 빛깔은 검은색을 띄고 개똥벌레로 불리는 반딧불이 출현한다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습지에는 동박새도 날아들고 물기나 습지에서 자라는 높이 15~20m의 수양버들도 만날 수 있다.
쇠살모사와 북도마뱀 등 다수의 파충류도 서식중이다. 바위 틈, 계곡에 흑염소들의 배설물도 눈에 띈다.
산 정상부, 273m에 위치한 습지는 지난 2003년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2005년 3월, 국내에서는 대암산용늪, 우포늪에 이어 3번째, 세계적으로는 1,423번째로 람사르 협약 습지로 등록됐다.
도서지역에서는 최초로 람사르 습지로 지정돼 의미가 크다.
람사르(Ramsar)는 이란의 도시로 1971년 지구적 차원의 습지보호를 위한 국제습지회의가 열린 장소다.
물새 서식처로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을 도시명을 따 람사르 협약이라고 칭한다.
람사르 협약은 습지의 보호와 지속 가능한 이용에 관한 국제협약이다.
현재 150개 국가가 가입해 있다. 해발 180~200m에 이르는 분지에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는 대규모의 습지가 아낌없이 펼쳐져 있다.
장도의 정상부 습지는 오목한 평지고 하류부는 좁고 가파른 계곡으로 꺽인 스푼모양이다.
산지습지의 발달은 과거, 대규모 지각변동과 해수면 상승 등 지형적 영향에서 기인한다.

대장도와 소장도사이 암반

정상 중앙부에 위치한 습지는 화강암, 주위를 둘러싼 산지는 규암으로 구성됐다.
화강암의 침식이 규암보다 빨라 중앙부가 오목한 모양을 형성하고 주위 규암에서 침식된 모래 등이 빗물과 함께 습지부로 모여 습지를 만드는 여건을 조성한다.
식물이 썩으면 분해돼 사라지는데 장도 정상부 경사는 5도 미만으로 완만해 찬 계곡물이 서서히 흐르고, 식물의 분해를 더디게 한다.
수 천 년 동안 완전히 썩지 않은 식물이 쌓인 층을 이탄층이라 부르는데 장도에는 현재 70∼80cm 깊이의 이탄층이 잘 보존돼 있다.
실제로 1년 내내 물이 마르지 않고 수질과 자연생태도 모두 1등급을 유지하고 있을 정도다. 현재도 주민들은 습지에서 나오는 물을 거리낌 없이 먹는다.
물을 머금고 있는 습지 때문에 물 걱정이 없다. 장도 습지가 물을 유지하는 데는 또 다른 수분 공급원이 있다.
서남부를 통과하는 난류의 길목에 있어 해무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해무는 수분 공급과 동시에 습지 수분 증발을 억제해 주는 역할도 한다.

장도습지

장도습지는 기대와 달리 물이 풍부한 습지 대신, 버드나무가 들어선 초지가 대부분이다.
군데군데 웅덩이가 있고 바닥은 스펀지처럼 물을 머금고 있지만 기대에 못 미친다.
그러나 주민들에 따르면 장도습지에서는 170여년 전 부터 1960년대까지 논농사가 이뤄졌다.
1990년까지는 50~200여마리의 소를 방목하기도 했다. 물이 부족한 외딴 섬의 평평한 습지는 농사를 짓는 최적의 장소였다.
장도습지

습지 일원에서 집터와 우사 흔적을 쉽게 볼 수 있다. 장도습지가 보존되어 온 것은 마을 주민들의 공이 크다.
마을의 식수원이기도 한 습지를 보전하기 위해 50여년 전 부터 자체적으로 논농사나 가축의 방목을 전면 금지 시키기로 합의했다.
장도습지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습지 내에 들어온 물이 나가는 물보다 많거나 같아야 한다.
즉 비로 내린 물이 계곡으로 흘러내리거나 자연적으로 증발되는 양보다 많거나 같아야 습지가 유지된다.
이를 위해서 관련기관 및 연구자들은 습지 식생 변화 모니터링과 빗물 등의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한 방안, 버드나무 제거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중이다.

흑산성당 장도공소

◇둘러보기
장도는 마을의 어귀, 골목길, 집 어느 곳에서도 흑산도 상라봉 방향의 일출을 볼 수 있다.
장도 주민들만 누릴 수 있는 호사다. 대장도는 작은 섬이다.
마을 뒤편의 산림이 울창하다. 대장도와 소장도는 바닷물이 빠지면 걸어서 오갈 수 있다.
지금은 사람이 살지 않은 소장도는 정상부가 155m에 이른다. 섬 전역에 걸쳐 산지가 발달했고 가거도처럼 초원지대다.
장도 습지 홍보관 뒤편으로 보건소와 1986년에 세워진 교회가 있다.
장도 마을길은 쉽고 편하다. 남북으로, 동서로 각각 두세 개씩 있고 마을이 한곳에 몰려 있다.
안쪽으로 걸을수록 폐가가 많아지고 마을을 벗어나야 비로소 밭이 보인다.
경사가 심한 마을의 집들 사이에 작은 운동장을 갖춘 학교가 아담하다.
색 바랜 두 개의 조형물이 덩그러니 인상적이다.
학교에서 양 갈래로 나 있는 계단은 마을 골목길로 이어진다.
마을 뒤쪽 천주교 흑산성당 장도공소는 성직자가 근무하지 않는다.
교회보다 40년 넘는 역사를 지녔다.


/신안=이주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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